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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동천고라니에서 치악고라니로! 원주DB 김영현

by basketball.romantist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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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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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그, 네이버에 검색해 보면 유망주 발굴과 리그 활성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KBL의 하부리그라 나온다. 달리 말하면 2군 리그. 또 다르게 표현하자면 2009년도부터 KBL 주관으로 열려 어떻게든 상무의 전승 우승으로 끝나는 리그.

그래서인지 상무 선수들이 우르르 경기장에 들어설 때면 항상 표정엔 자신감과 위풍당당함이 묻어 나온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 비해 상무는 1군에서 맹활약하던 선수들이 주를 이뤄가고 있기 때문. 

파릇파릇한 신인들은 그러한 상무의 기세에 잡아먹혀 경기 전부터 기선제압 당해있다. 호랑이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지만 그 호랑이굴에 호랑이가 한 마리가 아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축 선수가 팀에 합류했다 한들, 상무 꺾기는 게임 최종 보스 몹만큼이나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그토록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상무의 연승 행진도 멈춰 선지는 꽤 됐다. 매번 가비지 게임을 만들며 D리그 생태계를 파괴해오던 상무도 최근엔 접전을 보이며 이전보다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21년, 22년 코로나가 한창 창궐하던 시절. D리그 경기 취재로 이천 챔피언스파크를 되게 자주 방문했었다. 

당연하겠지만, 당시엔 코로나로 관중석엔 열띤 성원을 보내 줄 팬들이 들어설 수 없었다. 종종 D리그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1군 선수들, 부상 선수 몸 상태를 체크하러 온 구단 관계자 뿐이었다. 

지금도 최준용과 자밀 워니 그리고 네이트 힉맨이 관중석에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우렁차게 틀어놓고 열심히 춤을 췄던 모습이 생생하다. 형님들의 파이팅 덕분이었는지, 그날 SK는 한국가스공사를 20점 차로 대파하며 기분 좋게 코트를 떠났던 기억이었다.

D리그 경기가 열리는 이천 챔피언스파크는 정규리그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정규리그를 생각하고 직관을 가는 사람이라면 많이 실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찍이 경기장에 들어서도 코트엔 그리 많은 사람이 있지 않다. 경기가 열리긴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너무나 냉랭한 공기에 외투 벗기도 쉽지 않다. 경기를 준비하는 관계자들 몇 분에, 기자도 많지 않아 고즈넉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신나는, 흥을 돋우는 노래나 응원가는 당연히 없다. 화려한 조명 꿈도 꿀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적막함도 오래가지 않아 사라지고 만다. 비록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점프볼이 되면 기회를 잡기 위해 굶주린 선수들의 열기로 코트도 금세 후끈후끈해진다. 그리고 그중에서 두각을 보이는 선수는 머지않아 그들에게 꿈의 무대와도 같은 정규리그 출전 기회로 이어진다.

상무, KT, SK, 현대모비스, LG, 한국가스공사, KCC, DB 

21년도엔 KGC, 삼성, 현 데이원 점퍼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팀이 참가하던 D리그였다.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가 경기를 본인의 쇼케이스로 만들기 위해 악에 받쳐 있다. 독기도 잔뜩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항상 울산 현대모비스의 김영현이 눈에 들어왔다. 새파랗게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코트 리더, 벤치 리더로 그들을 하나로 묶어내면서 어떨 땐 옆집 동네 형처럼 푸근한 이미지, 팀 집중력이 떨어져 있을 땐 학창 시절 호랑이 선생님 이미지로 둔갑한다.

필자가 저 선수단 사이에 있으면 얼마나 긴장될까, 겁에 질리지는 않을까란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만든다.

아무튼 현대모비스 경기에서 볼이 험블 되면 계속해 한 선수가 몸을 날리는 데, 주인공은 불 보듯 뻔했다. 김영현. 그렇게 크지 않은 키로 리바운드 경합을 하다가 공중에서 붕 떨어지기도 했으며, 한때는 골대 뒤까지 슝 날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아픈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잠시라도 숨을 고를 법도 했지만 동료가 일으켜 세워주기도 전에, 재빨리 일어나 팀을 진두지휘한다. 

울산 동천체육관보다 이천 챔피언스파크가 더 홈구장 같았던 그가 지난 시즌, 조동현 감독을 만나 중용 받기 시작했다. 3&D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거듭났으며 공격 성향이 짙었던 아바리엔토스 곁에서 수비로 활약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동천고라니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이제 그는 치악고라니로 탈바꿈했다. 김종규와 두경민, 경희대에서 무적 신화를 함께 했던 천군만마 동료들을 만나 새 출발을 알린 셈이다. 

“노력하면 된다”는 한 문장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는 김영현.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가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했는데, 포기하지 않으니 기회는 대박으로 찾아왔다. 그가 보여준 행보, 2군 선수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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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 인생 승리자 김영현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입단한 선수. 경희대 10학번 빅3인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의 그림자에 가려져 스포트라이트라는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한 선수. 프로 첫 시즌, D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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