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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1년 전, 서러워서 울었던 오마리 스펠맨, 이제는 기쁨의 눈물

by basketball.romantist 202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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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노컷뉴스,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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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 전이다. 2022년 5월 10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최후의 배수진을 친 KGC가 잠실학생체육관에 들어섰다. 시리즈 전적 1-3으로 밀린 상황에서 적지를 찾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열세 또 열세였고, 반전을 일으키기란 쉽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온 혈투로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가중됐고,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변준형과 문성곤은 몸살과 발가락 부상에 시달린 채 코트에 나서야 했다.

그렇게 4쿼터 중반, 데뷔 시즌을 치르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마리 스펠맨이 5반칙으로 퇴장당하며 패배를 시인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끝까지 공에 몸을 날리면서 프로의 본분을 다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위한 예의이기도 했다.  

아쉬움, 분함, 서러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파도처럼 몰려온 스펠맨은 벤치에서 수건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훔쳤다. 당연히 SK는 86-62로 KGC를 대파했고 KGC와는 다른 의미로 눈물을 흘리며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밤을 즐겼다. 

이제야 밝혀진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당시 스펠맨은 캡틴 양희종과 함께 나머지 훈련을 하면서 본인 때문에 졌다며 자책을 했고 또 눈물을 흘렸다고. 덩치는 KBL에서 손 꼽힐 정도로 크지만 역시 순둥, 순진, 천진난만 귀여운 어린아이 스펠맨이다.  

KGC를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이 말했었다. “이 눈물이 다음 시즌, 다시 이 자리에 올 수 있는 힘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물론 김 감독은 KGC를 떠났지만, 그가 선수단과 기자들에게 남긴 메시지는 변함없었다. 

전성현의 이탈은 배병준과 렌즈 아반도가 톡톡히 메웠고, 모든 선수가 한 단계 스텝 업 한 결과, 비교적 쉽게(?)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

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는 변수가 휘몰아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미친듯한 전략과 수 싸움으로 매 경기 변화를 줘야 했다. 수시로 크레이지 모드로 변하는 선수의 등장, 독기를 품은 선수단.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KGC는 좌충우돌 끝에, 우여곡절을 넘어서, 절치부심의 기회를 잡았고 다시 지난 시즌의 좌절을 자극제로 삼아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은 많은 이들이 역대급이라고 말할 정도로 최고의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1차전을 제외하고는 전부 매진. 덕분에 필자도 6차전, 7차전 직관 표를 구하느냐 한참 애를 먹었다. 

농구를 왜 보러 가?라고 생각하던 친구를 7차전에 끌고 가 KGC와 KBL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많은 관중들과 그 자리에서 방방 뛰며 힘껏 놀고 에너지를 불사 지르고 올 수 있어서 행복했다. 땀범벅이 되어서 마치 내가 경기를 뛴 선수인 줄. 

6강 플레이오프부터 계속된 김선형 GO 워니 GO

직전 시즌 되풀이로 또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는 듯했으나, 중요할 때 터져준 에이스 스펠맨.
(이번엔 뜨거운 승리의 눈물을 흘리며 귀국할 수 있어서 다행)

기습적인 3-2 드롭존과 변화무쌍한 수비 전략을 들고 온 전희철 감독 & 먼로 투입으로 그걸 또 깨부순 김상식 감독

뭐든 뚫어내는 창 김선형과 자타 공인 KBL 최고의 방패 문성곤의 맞대결. 

직관을 끝내고 난 뒤, 퇴근길 오세근 선수를 보면 양쪽 무릎에 아이싱을 하면서 힘겹게 걸었는데 도대체 코트 위에선 어떻게 저런 힘이 솟구치는 것일까. 건세근은 역시나 우승 보증수표라는 게 증명됐다. 

스펠맨과 더불어 길을 찾지 못했던 또 한 명의 사나이 변준형. 마네킹즈에 고전했지만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고 6차전 스텝백 3점슛과 V4를 이끈 빅샷으로 가치를 증명하며 슬럼프라는 알에서 부화했다. 

SK도 오재현의 인간 승리, FA로이드 최성원, 허재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 김선형의 원맨쇼.

정규리그 1라운드, 최준용 하나 없다고 그렇게 바닥으로 꼬꾸라졌지만 막판엔 최준용과 안영준 없이도 홀로 서는 법을 터득한 팀 SK. 

다양한 스토리 라인과 최고의 경기력이 어우러진 시리즈였다. 이렇게 리그가 끝나서 아쉬울 따름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들 말합니다. 누구나 1등이 되길 원하지만 모두가 1등이 될 수 없습니다.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2등을 누가 기억해?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2등과 경쟁한 1등이 그들을 기억해 줍니다. 또 멋지게 싸워준 SK가 있었기에 이번 시리즈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승자와 패자, 모두 아름다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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