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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아쉽게 저물고 만 제2의 김주성, 포스트 김영만, 윤호영

by basketball.romantist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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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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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이 형은 공수 양면에서 엄청난 기여도를 보여주는 선수다. 활동량과 넓은 공수 범위를 보여준다. 동부 산성이 구축될 수 있었던 이유는 호영이 형이 있었기 때문” -오세근-

“호영이 덕분에 나도 는 것 같다. 호영이의 성장은 DB 정규리그 1위의 원동력” -김주성-

2009-2010시즌, 원주 DB와 울산 모비스가 4강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렀다. 모비스는 DB를 가볍게 3-1로 따돌린 후, 챔피언 결정전에서 큰 고비 없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제2의 김주성, 김주성 뒤를 이을 후계자, 포스트 김영만이라고 불리며 DB 유니폼을 입었던 윤호영. 만수 유재학은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2년 차에 불과했던 윤호영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갓 신인 꼬리표를 뗐던 윤호영은 비교적 많은 시간을 누리며 경험치를 쌓아갔지만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겼었다. 

특히나, 뛰어난 수비 센스와 운동 능력에 비하면 공격이 아쉬웠다. 깔끔하고 안정적인 슛 폼이 아닌 뭔가 투석기를 연상케하는 슛 폼, 2% 부족한 페이드 어웨이. 그래서인지 모비스는 DB가 세트오펜스를 진행하면 윤호영 공격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하는 분수령이 될 3차전과 4차전에서 윤호영의 야투 성공률은 0%에 그쳤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답게 알록달록 화려했지만 DB는 공격에서 4대5 경기를 하면서 패하고 말았다. 마퀸 챈들러와 김주성이 분전했지만 브라이언 던스톤, 애런 헤인즈, 양동근, 함지훈, 김효범이 버티고 있는 모비스를 꺾기엔 무리였다. (지금 작성하며 보니 멤버가 무시무시하다)

독기를 가득 품고 절치부심한 윤호영은 그다음 해, 본인 농구 인생을 꽃피우기 시작한다. 약점으로 치부되던 외곽슛 성공률은 전 시즌에 비해 무려 16%나 끌어올렸고 주위의 의문과 탄식을 보란 듯이 잠재우며 평균 13.2점을 기록, 커리어하이 시즌을 작성했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한 백조로 거듭나는 데 성공한 셈이다. 

210cm의 긴 윙스팬을 활용한 수비 능력과 뛰어난 기동성, 블락슛은 말할 것 없었다. 윤호영은 본인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동부 산성의 중심이 되어줬으며 감독이 드롭존을 지시하면 가장 중요한 탑에 위치해 하이와 로우를 오가며 질식 수비를 완성시키는 데 공헌했다. 

결국 2011-2012시즌, 김주성-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 동부산성을 탄탄히 구축해 정규리그 최다 44승, 리그 16연승, 평균 팀 60점 대 실점 기록을 세우며 MVP 수상에 성공했다. 

애석하게도 KGC인삼공사의 젊음과 패기, 역대급 신인이었던 라이언킹 오세근의 센세이션과 파워풀한 플레이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DB와 윤호영이 보여준 농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KGC 야전 사령관을 맡았던 김태술 역시도 DB의 짠물 수비와 드롭존을 보고 골대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MVP 수상 이후, 윤호영의 행보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상무로 입대하면서 신체 사이즈와 상무 센터 포지션 공백으로 센터를 수행하며 부상이 잦아졌고 설상가상으로 의료사고까지 겹치고 말았다.

그렇다고 윤호영의 위상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전역하고서도 팀이 필요할 때 베테랑으로써 입지와 중심을 다졌고, 때로는 냉철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후배들에게 다가가 노하우를 전수하기 바빴다. 그가 코트에 들어서면 뭐랄까. 보이지 않는 안정감이 느껴진달까. 

2022-2023시즌이 한창일 때, 필자가 물었다. 

“윤호영 선수 복귀했는데, 이번 경기 워밍업 때는 보이지 않네요?” 그러면 관계자에게 항상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다. “아.. 연습하면서 또 햄스트링이 올라오면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직감했다. 아 뭔가 올 시즌이 윤호영을 코트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 아닐까. 그러면서 김현호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했던 말도 동시에 떠올랐다.

“호영이 형도 정규리그 우승은 해봤지만 챔프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꼭 반지를 끼워주겠다고.

지난 10일, 김현호의 FA 계약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쉽게도 DB의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 윤호영은 은퇴 소식도 전해졌다. 김현호의 바램은 이뤄질 수 없게 됐다.

베이스 라인 돌파 이후, 기습적으로 올려놓던 리버스 레이업이 일품이던 선수. 가드 못지않는 패스 센스로 쉽게 득점을 만들 줄 알던 선수. 포스트 업 이후, 턴 어라운드 페이드 어웨이가 잘 어울리던 선수. 15년 동안 DB의 전성기와 암흑기를 함께 했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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