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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원주 DB 김종규, 끝나지 않는 그의 이중생활

by basketball.romantist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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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부터 시작된 김종규의 이중생활은 12년이 지난 2023년에도 현재진행형에 있다.

다가오는 9월 23일부터 시작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킬레스건 부위 시술을 받아 회복 속도가 더딘 오세근 대신 김종규가 최종 12인에 발탁됐다.

올 시즌엔 소속 팀에서 휴식과 준비를 지나치는 듯했으나, 여전히 국가는 김종규를 필요로 하나보다. 

파릇파릇한 청춘, 경희대 시절부터 비시즌만 되면 국가의 부름에 응했으니 당연히 누적된 피로와 피곤함에 힘들 법도 할 터.

물론 그도 사람인지라 피곤하다며 티를 내기도 했지만, 항상 웃음과 함께 이 말을 뒤에 덧붙였다. 

“국가대표여서 괜찮아요”

국가를 위한 헌신, 명예, 투혼도 그중 하나겠지만 김종규가 태극마크를 달고 그렇게 열심인 이유가 있다고. 

언제나 농구에 진심이었던 그가 정말로 열심히 준비했었던 대회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 쓰고 기적으로 읽어도 될 정도로 기적보다 더 기적 같았던 당시는 농구팬이라면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다. 

그에게 땀의 가치, 노력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단다. 또 이렇게 진정으로 쏟아부으면 정말로 되는구나란 삶의 이치를 깨달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도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펄펄 날던 그였다. 당연히 그의 주가가 올라가는 것도 당연했다. 

데뷔 시즌부터 LG 소속으로 마지막이었던 18-19시즌까지 단 한 번도 두자릿 수 평균 득점을 놓친 적이 없었다. 최근, 농구 관계자들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이 없다고 아쉬워하는데 1순위 김종규의 위엄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제가 한번 해볼게요, KBL을 한번 뒤집어보겠습니다. 느낌 아니까”

그렇게 2013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단상에 올랐던 겁 없던 경희대 청년은 본인의 말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2019년 5월 20일. 타 구단과 사전 접촉설이 제기되던 김종규가 원주 DB와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5년 12억 7900만 원. 프로농구 출범 이래로 아무도 범접하지 못했던 연봉 10억 원, 금단의 지역으로 느껴졌던 곳의 자물쇠를 풀어냈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연봉 상한 총액 샐러리캡 25억 원의 절반을 초과한 선수로 이름이 새겨졌다.

어떻게 보면 내 가치가 인정된 순간,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은 자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DB라는 팀에 제가 진 빚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12억 7900만 원은 이제 김종규의 그림자가 됐다. 이 때문에 잘하다가도 부진하면 대부분 비난의 화살 표적은 그로 정조준됐다. 경기 패인을 찾는 범인 찾기에서도 김종규란 석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꾸준히 등장했다.

그러나 김종규도 주저앉지 않았다. 

독기를 품고, 팀원들을 다독이며 몸을 만들고 다가올 시즌을 위해 열중이었다. 

지난 10일, 연세대와의 연습경기에서도 김종규를 찾아볼 수 있었다. 타 팀은 국가대표 차출 선수가 휴식을 취했다고 들었으나 김주성 감독은 김종규를 스타팅 라인업으로 내세웠다.

한국과 일본 평가전 이후, 다시 본 김종규였다. 냉정하게 평가전에서 그는 너무 아쉬웠다. 하윤기라는 신성의 등장으로 국가대표 기둥 자리도 이제는 물려주는 듯했다.  

하지만 역시 김종규는 김종규였다. 여전히 소속팀 DB에서 김종규의 존재감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었다. 

“김주성 감독이 스텝 하나하나부터 엄청 세심하게 가르치신대요” 

삼성 연습경기를 보러 갔다가 만난 한 기자가 말했다. 그래서일까, 이날 김종규의 도움 수비 타이밍과 수비 스텝 분명 한층 좋아진 모습이었다. 

베이스라인 패턴에서도 김종규의 스크린을 활용, 트랜지션 상황 얼리 오펜스에서도 지시와 함께 스페이싱을 벌려주던 김종규, 5 OUT 오펜스에서도 시작점이 김종규. 

김종규는 핵심이자 중심이었다. DB의 골밑은 물론, 연세대의 골밑까지 그가 접수했다. 정교한 외곽슛에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덩크까지 모두 보여줬다.

하프 타임에도 김 감독에게 아쉬웠던 부분을 피드백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종규의 맹활약에 DB는 연세대를 상대로 낙승을 거뒀다. 

누가 뭐라 해도 김종규는 대체불가 자원이다. 마치 휴게소처럼 잠시 들러 소속팀 선수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 웃으며 다시 진천이란 목적지로 향해간다. 뭐, 여전히 김종규란 선수가 그만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니.

아시안게임에서 부상 없이 최고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바란다! (10월엔 기필코 DB 스카이라인 중심에 서서 꼭 봄 농구 보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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