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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기회의 땅에서 피어오르는 꽃, 신동혁과 차민석

by basketball.romantist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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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다”

서울 삼성 팬은 이날 경기를 네 글자로 간단명료하게 압축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답답했지만, 그만큼 쏙이 뻥 뚫리는 하이라이트 장면도 많았다. 무엇보다 삼성의 기대주들로부터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엿볼 수 있는 한판이었다. 

1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삼성생명 휴먼센터.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STC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직전 시즌, 10위로 명예를 구겼던 서울 삼성이 처음으로 팬들에게 연습 경기를 공개했기 때문.

은희석 감독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이 초대한 필리핀 대학팀 NU불독스는 필리핀 현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UAAP에서도 최근 중간 레벨에 해당하는 팀이라고 했다. 

그리고 역시나 농구에 미쳐있는 나라여서 그런지, 대학팀인데도 수준 높은 농구를 선보였다. 관중석엔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외국인 응원단도 있었을뿐더러, 인스타 라이브로 경기를 중계하는 사람도 있었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를 연상케하는 가드, 피지컬로 삼성을 압도하는 선수, 각자 개성이 톡톡 튀는 집합체였다. 그들의 현란한 개인 기술은 삼성 팬들의 감탄까지 자아해 냈으며 조직력과 드리블도 준수했다. 이 때문에 삼성은 3쿼터까지 필리핀 대학팀에 고전하며 49-45로 근소하게 앞섰다. 

경기 시작 전, 삼성은 나름 쏠쏠한 활약을 보이던 김현수를 무상 트레이드로 넘겼다는 소식을 전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전력을 업그레이드한 마당에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던 삼성. 

이를 보고 올 시즌도 삼성을 하위권으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우리를 하위권으로 예상하겠지만, 결과는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의 주축 포인트가드 김시래가 말했다. 그래서 김시래와 이정현, 이원석, 차민석, 신동혁과 같은 선수들의 부활과 분전, 성장이 자리 잡아야 했다. 어떻게 보면 기회의 땅이다. 

삼성은 이동엽-이정현-최승욱-차민석-김승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부상으로 인한 재활로 갓 팀 훈련에 합류한 이동엽과 이정현, 최승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러자 차민석이 앞장섰다.

관계자와 주변 기자들 의견을 종합해 보자면 차민석이 그렇게 열심일 수가 없다고. 그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는 것인지 전반 삼성 공격의 선봉장은 차민석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와 적극적인 림어택으로 페인트 존에서만 7점을 기록했다. 

수비수의 타이밍도 곧잘 뺏으며 파울 유도도 수준급이었다. 

전반이 차민석 타임이었다면 후반은 신동혁을 위한 시간이었다. 필리핀의 기세를 꺾는 버저비터 포함, 신동혁이 이날 기록한 3점슛 성공률은 자그마치 100%! 5개 던져 5개 모두가 깔끔하게 림을 갈랐고 결국 19점을 기록하며 양 팀 도합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휘날렸다. 

심지어 몸도 직전 시즌에 비해 더욱 탄탄해진 모습이었다. 우연으로 3점슛 성공률 1위에 랭크된 게 아니었다. 하하하. 

아! 그리고 이 선수의 활약이 없었다면 오늘 삼성의 승리를 장담치 못했을 것이다. 바로 이정현. 괜히 2대2 마스터가 아니다. 특히 조우성과 전개한 픽앤롤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심지어 미스매치 상황에서 포스트업을 진행하면서 반대쪽에서 컷인하는 선수를 살려주는데...

진짜 뒤통수에도 눈이 달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패스를 뿌리는지, 최고였다. 

김진영 역시 1대1 수비는 너무너무너무 아쉬웠지만 무더위를 싹 날려주는 3점슛에 속공까지 인상적이었다. 워낙 잠재력 있고, 보유한 능력을 아는지라 항상 보면서 기대와 안타까움이 공존되는 선수다. 

은희석 감독은 이정현과 김시래, 이동엽의 출전 시간을 10분 정도로 내다봤다. 하지만 의외로 선수들의 몸이 잘 올라왔던 것일까. 이정현과 김시래는 각각 15분, 16분을 출장하며 코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는 75-68로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필리핀 대학팀이 워낙 전투적이었던지라 삼성 선수들이 바닥에 넘어져 부상이 걱정되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 파울콜에 대해 너무 아쉬워하던 필리핀 선수들. 그럼에도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NU불독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프로팀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보여준 정신은 프로 그 이상이었다. 

+ 필리핀 18번 선수가 자유투를 10개 얻었는데 성공률이 20%에 그쳤다. 아마 저 선수가 조금만 집중했다면 이날 필리핀 선수들이 웃고 있지 않았을까. 

+날씨가 찜통이었는데, 관중석도 더워서 보는 내내 땀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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