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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그 누구보다 우승에 목말라있는 사나이, 허웅

by basketball.romantist 202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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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시즌, KBL에 등록된 국내 선수는 총 166명. 

각자 목표는 천차만별이지만, 단언컨대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올곧다. 정상.

그런데 여기 타 선수와는 달리 이제 개인 목표 따위 필요 없다고 말한 선수가 있다. 다가오는 시즌, 프로 9년 차 베테랑 반열에 올라선 허웅이다. 

앳된 얼굴, 경직된 태도로 드래프트 소감을 밝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초록색 유니폼이 어울리던 2021-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허웅이 말했다.

“다치지 않고 54경기 뛰는 게 목표예요” 

특이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허웅은 루키 시즌, 상무 전역 시즌, 코로나 조기 종료 시즌과 같이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매 시즌 한차례도 빠짐없이 개근 도장을 찍던 선수였다. 

팀 기세가 하늘에 닿아도, 혹은 지구 맨틀을 뚫고 핵까지 도달하는 최악의 상황이어도 그는 코트에 나와 조력자 혹은 구심점이 됐다. 그리고 이는 어쩌면 지금의 허웅을 만들어낸 자양분이 아니었을까. 

덕분에 ‘노력형 선수’ 허웅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일취월장했다. 용산고 시절, 슈팅 가드 역할까지만 소화했다면 연세대학교-프로로 한 단계씩 계단을 올라가면서 그는 본인의 영역을 1번까지 넓혀가고 있었다. 

그의 데뷔팀이자 소속팀이었던 원주 DB는 유독 1위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KBL 최다 준우승 횟수인 6이 이를 대신한다(2위는 전주 KCC의 5번). 그래서일까, 허웅도 상복과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타 팀과 견주었을 때, 슈퍼노바와도 같았던 두웅 듀오. 하지만 2021-2022시즌을 앞두고선 듀오는 해체되고 말았다. 그리고 허웅은 홀로서야 했다. 그가 당시 밝힌 2021-2022시즌 개인 목표는 BEST5.

결과부터 말하면 허웅은 10년 만에 한 시즌 국내 선수 누적 900득점을 기록, 국내 선수 득점 2위에 오르며 끝끝내 정규리그 BEST5에 선정됐다. 하지만 팀은 또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쯤 되면 알 수 있듯, 허웅은 설정한 개인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허웅은 왜 “인기에 비해 실력은 아직 모자란 것 같아요”라고 말했을까.

7월 28일, 허웅은 스타랭킹 스타스포츠에서 무려 56주 연속 1위를 달성하며 오늘도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또 큰 변수가 없는 한, 독주 체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30일 스포츠 부문이 새로 추가된 후, 단 한 번도 왕좌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셈이다. 

어느 누가 아이돌, 연예인들의 전유물이라고만 여겨졌던 서울 한복판 지하철 전광판에서 KBL 선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며칠 전, 허웅은 MBC 예능 라디오스타까지 나오면서 여전히 본인이 KBL 대세남인 것을 입증했다.

비단 선수 개인의 인기지만, 허웅 한 명 덕분에 KBL에도 긍정적, 선한 영향력과 파급력이 끊임없이 전파되고 있다. 예전만 하더라도 남성의 구역, 그들만의 리그라고 느껴졌던 농구장에도 이젠 20대~30대 젊은 여성 팬들이 꽤나 유입되고 있다. KBL을 바라보는 팬층이 다양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허웅의 인기는 타의 추종에 불허한다. 최근, KCC에 합류한 영원한 오빠 이상민의 아성에 도전하며 불멸의 기록도 갈아치운 사나이이기에 더 말하자면 내 입만 아프다. 

만약 이러한 인기에 정작 농구를 못했다면 어땠을까. 

그의 본업은 농구 선수이다. 프로이기에 실력 외 부차적인 요소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에게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경기력이다. 핫한 인기에 자아도취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대중들은 한없이 따뜻하면서 냉정하기에. 

하지만 허웅은 카메라 앞에 서면서도 틈틈이 웨이트와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했고, 지금도 태백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분주함 속에서 본분을 잊지 않고 있었다. 또한 직전 시즌, 그를 괴롭혔던 부상도 괜찮아졌다는 소식이다.

예전 인터뷰에서 허웅은 개인적으로 이상민 코치처럼 되고 싶다 했다. 인기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그런 선수.

우리가 축구 GOAT를 뽑을 때, 메시와 호날두를 언급한다. 특히 메시를 말할 땐, 월드컵 우승이 없다며 까내렸지만 지난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다. 

허웅도 인기 실력은 모두 갖췄다. 하지만 아직 그의 손가락은 허전하게 비어있다. 입증해야 한다. 그래서 허웅이 더욱 우승을 갈구하고 이에 목말라 있는 게 아닐까. 우승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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