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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5년 만의 한일전 승리, 그리고 드디어 터진 전성현

by basketball.romantist 202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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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8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소식이 전해졌다.

“국제농구연맹 FIBA 랭킹 10위, 평균 신장도 176cm에 불과한 한 아시아 나라가 조별 리그를 2승 1패로 통과하더니 유럽 강호를 도미노처럼 차례대로 쓰러뜨리고 있어요”

그렇게 6위 벨기에가 첫 번째, 5위 프랑스가 두 번째 희생양이 되었다. 그쯤 되니 이제는 우연이라는 시선은 철저히 사라졌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과 전략의 승리였다. 

하나 둘 물리치니 이제 그들 앞에는 최종 보스밖에 남지 않았다. 그 이름, 농구 종주국 미국. 

개최국도 일본, 결승 무대에 오른 팀도 일본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들에겐 그토록 인기가 많은 진격의 거인도, 슈퍼 히어로도 없었다. 

다 왔는데... 미국만 꺾으면 가장 높은 자리인 정상에 우뚝 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데...

결단이 필요했다. 모든 팀이 그렇겠지만 톰 호바스 감독도 똑같았다. 약점은 최소화하고 보완한 뒤, 강점을 최대화하자!

호바스가 예선부터 결승 무대까지 가장 높은 확률로 적의 출혈을 이끌어냈던 무기는 ‘3점슛’

올 아웃 오펜스, 말 그대로 all out offense. 코트 위 전원을 모두 자유자재로 3점슛 쏠 수 있는 선수로 구성했다. 물론 페인트 존 득점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평균 31.7개 시도에 38.4%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당연히 3점슛 시도와 성공률 부문 1위는 모두 일본. 

75-90으로 미국에 패하며 은메달에 그쳤지만 일본이 보인 농구는 많은 이들의 엄지를 치켜세우게 만들었다. 

올림픽에서 기적을 연출했던 호바스 감독이 이번엔 일본 남자농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에도 호바스는 공간 활용과 외곽 전술을 극대화하는 디테일한 전술을 이식해갔다. 

NBA리거 하치무라 루이, 와타나베 유타 없이도 그들이 한국에 5년 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이기도 했다. 

그 시각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한 투표가 이뤄졌다. 농구 한일전 2경기의 승패 예측은?

한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애국심에 자동적으로 대한민국 2승을 클릭해야 했지만, 필자도 망설여졌다. 그리고 투표를 하고 난 뒤, 먼저 투표한 사람들의 결과 집계를 보니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대한민국 2패’였다.

최근, 구기종목 야구와 배구가 한일전에서 패배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한국 사람들은 일본을 상대로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고 말한다. 항상 일본과 붙으면 전투력이 배로 상승하는 민족이다. 

자신감으로 무장한 홈팀 한국과 어웨이팀 일본이 점프볼 하는 시간 14시 10분이 됐다.

역시나 일본은 초반 득점을 전부 외곽포로 장식하며 양궁 농구, 화력 농구를 자랑했다. B리그에서 제일 잘나가는 가드 토가시 유키의 존재감도 뿜뿜이었다. 

하지만 뉴 수원 KT 트리오가 공수 전반에 걸쳐 맹활약하니 일본의 진군도 멈춰 섰다.

야전 사령관 허훈은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어디 하나 부족함 없었다. 하윤기는 이제 국가대표 기둥이라고 해도 손색없겠다. 김주성-오세근-김종규의 계보를 잇는 든든한 국가대표 대들보다. 

미드 레인지 점퍼까지 장착한 덕에 쓰임새도 더욱 다양해졌다. 경기를 읽는 흐름과 타이밍 역시 경험과 노련미가 쌓이니 알아서 척척이다. 문성곤 역시 문길동 모드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공격은 살짝 아쉬웠지만)

허훈을 활용한 국가대표 팀의 얼리 오펜스 전개와 공간 활용도 엄지 척! 토가시 유키도 허훈 앞에서 쩔쩔 매는 모습에 주모를 부를 뻔했다. 그리고 하윤기의 인유어페이스 덩크에 부르고 말았다.

수원 KT 팬분들 행복사 하겠어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22일 한일전 승리에서 빼놓을 수 없던 선수, 바로 전성현.

국내에서는 문경은과 조성원, 레전드 3점 슈터들을 줄줄이 소환하며 3점슛 기록을 전부 갈아치웠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항상 경기력이 아쉬웠다. 국제 무대 최다 득점 역시 인도네시아전 12점. 

진짜로 국내용, 국제용 선수가 따로 있나란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전성현은 빠른 슛 릴리즈와 스크린을 활용한 점퍼로 일본을 격침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발만 맞았다면 어디서든 올라가는 짜릿한 3점포는 사이다, 그 자체였다.

이전 경기보다 침묵한 일본은 69-76으로 패했다. 그리고 호바스 감독은 기자회견 장에 들어와 짧고 굵은 한 마디를 전했다.

“Unbelievable shoo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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