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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고양 소노 김지후, 에이스 슈터 반열에 올라설까

by basketball.romantist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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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의 첫 연습경기여서 그런지 오늘은 긴장감이 남다르네”

22일, 대학 팀과의 맞대결로 전력을 끌어올리기 바빴던 고양 소노의 상대가 이젠 프로로 한 스테이지 올라섰다. 비시즌, 프로와의 첫 연습경기.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잡은 가스공사 아니야? 근데 그 가스공사를 잡은 고려대는?” 

장대숲 같은 선수들 틈 사이로 소노 관계자의 진담 같은 농담이 들려왔다.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몸을 한가득 채우고도 넘친 긴장을 풀어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필자가 이날, 경기 시작 한 시간 반 전쯤 보조체육관에 도착했는데 코트나 관중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두컴컴하게 소등된 채로 고요한 적막만이 필자를 반기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 팀을 응원하고자 하는 팬들이 하나 둘 속속 입장하기 시작했다. 역시는 역시였다. 그 유명한 소노의 팬심. 듣던 명성 그대로였다. 꼬마 소녀팬부터 중년층, 장년층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팬들이 관중석을 메우며 경기를 함께했다. 

“팬들이 진짜 경기처럼 응원을 해, 우리가 잘해야지(웃음)”

김승기 감독이 말했다. 이날 경기는 3쿼터 중반까지 한국가스공사가 국가대표에서 복귀한 이대헌, 신예 염유성, 벨란겔을 앞세워 소노에게 펀치를 날렸다.  

그러나 소노는 카운터펀치를 허용치 않았다. 잠시라도 방심했더라면 그로기 상태로 빠지며 가세가 급격히 기울 수 있었던 순간. 

하지만 벤치의 지략이 또 한 번 돋보였다. 한국가스공사의 페이스대로 흘러가는 모습을 좀처럼 용납하지 않던 김승기 감독이었다.

이날 김 감독이 가장 많이 외쳤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김지후!, 지후!”

현대모비스에서 트레이드로 막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김지후다. 직전 연습경기에서도 홀로 20개가 넘는 3점슛을 시도한 김지후다. 촉망받던 슈터 김지후였기에, 어쩌면 3점슛 양궁 농구를 팀 컬러로 구축하고 있는 소노는 그에게 최적화된 옷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옷 사이즈가 맞지 않더라도 김 감독에 의해 김지후의 유니폼은 점점 수선되고 있었다. 

김 감독이 이날 김지후를 부른 횟수는 아마 20회 족히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도 10번 정도까지는 세다가 포기했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무관심이라고. 아예 발전 가능성이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김 감독이 이렇게 열정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을까. 아마 김지후도 이를 잘 알기에 전 선수 통틀어 가장 많은 땀을 흘렸음에도 계속해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를 외치며 전력질주하지 않았을까.

경기 종료 정확하게 5분 전, 11점으로 뒤졌던 소노. 한호빈과 김지후의 쌍포가 터졌음에도 점수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벨란겔-차바위-이대헌-신승민-김동량, 현재 한국가스공사에서 내세울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을 상대하면서 체력적인 부담도 가중됐다. 

보다 못한 김승기 감독이 다시 작전 타임을 불렀다. 그리고 말했다.

“농구할 때는 내가 할 것만 하면 경기를 이겨”

근데 그게 가장 어렵다. 그리고 소노는 작전 타임 이후, 첫 공격에서 볼을 돌리다가 결국 시간에 쫓기며 패스 턴오버를 기록했다. 그리고 또다시 김 감독의 입에서는 그 이름이 나오고 말았다. 

“김지후! 슛해” 

그렇다. 김 감독이 김지후에게 바란 부분은 적극적인 슈팅이었다. 그러나 필자 눈엔 무리가 아닐까 한 순간이었지만, 김 감독은 망설이지 말고란 멘트를 덧붙였다.

김지후의 미드-레인지 점퍼는 결국 림을 훑고 돌아나왔다. 연습 경기지만 승패가 팀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에 승부처에서 실패로 눈치를 보던 김지후. 이를 인지한 김 감독은 기죽지 말라며 그를 다독였다.

김 감독의 믿음 덕분이었을까.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소노는 결국 두자릿 수 열세를 뒤엎고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김 감독도 팬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듯했다. 선수단은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손을 흔들며 찾아와줌에 인사를 전했다. 

이정현과 전성현,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 그 선수들 없이도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대포는 여전히 정상 작동 중이었다. 오늘은 김 감독으로부터 하늘색 계열의 패션 아이템을 찾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가 주는 채찍과 당근 속에 소노 선수들은 무럭무럭 성장 중이었다.

캐롯에서 소노로 바뀌었지만, 김 감독의 당근은 여전히 선수단에게 신비의 묘약과도 같았다. 과연 김지후는 당근과 함께 다시 선수로서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멘트가 계속해 귀를 맴돌았다.

“배고픈 선수들이에요, 무시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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