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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전사 군단의 히든 카드, 3-2드롭존과 변칙 라인업

by basketball.romantist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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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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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 10년 동안 있으면서 오랫동안 해왔어요, 그러면서 몸에 배었죠.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완성도가 높아요, 선수들 간의 소통만 잘 되면 위력적인 수비에요” 
-SK 캡틴 최부경-

SK가 KGC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4차전을 천금같은 1승으로 바꿔냈다. 자칫하면 원사이드하게 흘러갈 뻔했던 시리즈를 다시 팽팽한 시소게임으로 만들어냈다. 자밀 워니와 김선형만 바라보면서 “해주세요!”만 외치던 히어로볼도, 이날은 무엇인가 양상이 달랐다.

1승 1패 후, 3차전마저 가져간 KGC가 우승할 확률은 66.7%로 산술적으로 봐도 꽤 높았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극강 홈 승률을 자랑하는 SK가 내리 4차전까지 내준다면, 많이 어려워지는 것도 기정사실이었다. 

클러치 상황 때만큼이나 중요한 시간이 경기 초반 흐름 싸움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전희철 감독은 오재현-최성원-송창용-최부경-리온 윌리엄스를 내세웠다. 농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최정예 라인업을 내세운 KGC를 상대하기에 전력적으로 확 밀리는 변칙 라인업이었다.

이것도 궁지에 몰린 전 감독의 노림수였다. 의도는 벤치 자원들을 내보내 상대의 체력을 일정 부분 빼놓은 후, 체력을 비축한 김선형과 허일영, 워니를 내세우겠다는 것. 

윌리엄스를 필두로 벤치 자원들은 고군분투했다. 열심히 KGC의 화력에 맞섰지만, 공격에서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1쿼터 종료 3분 20초를 남기고 전 감독은 그제야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고, 동시에 3-2 드롭존으로 수비에 변화를 가했다.

드롭존은 일반적인 3-2지역방어와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숫자에서 알 수 있듯, 앞선에 3명, 뒷선에 2명을 배치해 본인이 맡은 지역을 수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선 중앙에 위치한 선수가 흐름을 읽으며 상황마다 드롭 수비를 실시하며 페인트존까지 커버하는 데 차이가 있다.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수비 능력, 체력, 전술 이해도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이 역할을 해내는 선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2011-2012시즌 원주 동부 시절 김주성과 윤호영, 문경은 감독 시절 SK의 애런 헤인즈, 최근까진 최준용이 드롭존 수비에서 가장 모범적인 선수였다고 본다. 

드롭존 수비는 곧, 공격에서 SK의 팀 컬러를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는 수비이기도 하다. 드롭존은 수비 성공 이후 빠른 트랜지션 오펜스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 

이날 SK는 허일영을 탑에 세워놓고 유기적인 로테이션 수비와 지역 방어의 약점인 하이포스트로 볼이 투입됐을 때, 순간적인 도움 수비로 KGC 공격을 무위로 돌려냈다.

SK가 1쿼터 드롭존 수비를 가동하자 KGC가 성공한 야투는 단 1개였다. 반대로 수비에 성공한 SK는 워니와 김선형의 그 슛까지 조화롭게 이뤄지며 경기의 균형을 맞춰냈다. 

또 전 감독은 김선형-최성원-최원혁으로 이어지는 3가드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코트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고 빠른 템포 푸쉬로 KGC 수비가 정돈되지 않은 틈을 공략해 쉬운 득점을 만들어냈다. 정규 시즌, SK가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점수를 올리던 루트였다.

마네킹즈, 최성원과 최원혁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오재현과 더불어 최원혁은 대인 수비로 변준형의 드리블 돌파를 철저하게 막았고, 공격에선 마치 전문 슈터 같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단순히 자리를 잡고 기회만 기다리는 것이 아닌, 동료의 스크린을 활용한 오프 더 볼 무브에 캐치 앤 슛으로 KGC 수비를 골치 아프게 했다.

다시 돌아와, 드롭존의 수비를 파훼하려면 가장 먼저 빠른 패스 플레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KGC는 눈에 보이는 패스로 오히려 SK의 기세를 더욱 높여줬다. 

드롭존 역시 지역방어의 일종이기 때문에 리바운드 싸움에서 취약함을 노출하고 있다. SK도 아반도와 오세근에게 연속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적절한 파울 활용으로 세컨드 찬스 기회를 무산시켰다.  

KGC가 빠른 패스 워크나 3점슛 게임으로 수비를 무너뜨렸다면 SK도 변화를 가했고 향방은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른다. 아무튼 KGC도 5차전에선 4차전만큼 당하지 않을 것이다. 

변준형과 스펠맨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다가 또 뜨거운 사나이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닌지? 사견이지만 김상식 감독의 작전 타임 타이밍도 2% 아쉬웠다.

3차전을 잡은 KGC가 파죽지세로 치고 나갈 줄 알았건만, 다시 시리즈 재밌게 흘러간다. 계속되는 매진으로 KBL도 신바람이다. 최고의 경기력과 감독들의 끊임없는 지략 싸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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