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BL

신의 한 수가 된 외국 선수 교체, 그리고 하윤기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2. 25.
728x90
반응형

사진 출처 = KBL

반응형

25일 기준, 수원 KT의 팀 순위는 9승 15패로 여전히 최하위다. 컵대회까지만 하더라도 KT가 이렇게까지 몰락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상수 전력인 양홍석의 에이징 커브(?), 어느 정도 메우고는 있지만 여전히 큰 허훈의 공백. 필자는 국내 선수에서 발생하는 성적 부진의 원인은 한 발 더 뛰고 의기투합하면 100%는 아니더라도 나름 채워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외국 선수 범위까지 넓히면 다르다. 잘 뽑은 외국 선수 1명은 운 좋을 시 팀을 우승까지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최고의 특급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던 디온테 버튼, 단기간에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한 제러드 설린저가 있다. KBL 10개 구단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외국 선수 선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방면에서 랜드리 은노코, E.J 아노시케 농사는 대흉작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새롭게 맞이한 두 식구는 현재, 복덩이로 다가오고 있다. 아직 표본이 두 경기에 불과하지만, 외국 선수 평균 득점 합이 19.3에서 36.3으로 상승했다. 어림잡아 외국 선수 득점이 배로 상승한 것. 국내 선수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외국 선수들에게만 기대할 수 있는 클러치 능력, 보일 수 있는 특유의 스웩과 밸런스가 있다. 

제로드 존스와 레스터 프로스퍼는 성격과 스타일이 완벽히 다른데,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다. 사실 서동철 감독이 두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뒷 배경엔 베이비 헐크 하윤기를 향한 꺾이지 않는 믿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새로 합류한 외국 선수들은 정통 5번 포지션, 센터가 아니다. 특히 1옵션 존스는 인사이드보다 외곽 공격을 주로 즐기는 선수다. 실제로 해외 리그나 프로 통산 커리어를 살펴봤을 때도 준수한 3점슛 능력을 바탕으로 활발한 공격 움직임을 가졌다. 묵직함과 귀여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프로스퍼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지난 경기에 이어 25일 성탄절에 열린 DB와의 경기에서도 존스와 프로스퍼는 34점을 합작하며 2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두 선수와 동일하게 17점을 올린 국내 선수가 하윤기였다. 당연히 하윤기의 매치업 상대는 최근 절정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던 김종규였다.

그러나 젊음과 패기로 똘똘 뭉친 하윤기는 김종규를 크게 인식하지 않는 듯했다. 김종규의 연이은 수비 실수를 쉽게 골밑 득점으로 연결해냈다. 하윤기는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MVP로 선정될 만큼 최고의 운동 신경을 지닌 선수다. 이날도 그는 좋은 타이밍과 높은 점프력, 탄력을 앞세워 공격 리바운드를 수차례 걷어냈다. 심지어 박스아웃을 당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빅맨답지 않은 볼 키핑 능력과 스핀무브도 보여줬다. 비 시즌 미드 레인지 점퍼를 갈고닦은 하윤기가 수비수를 분산시켜줬기에, 존스도 내 외곽을 오가며 3점슛과 훅슛을 성공할 수 있었다. 

한결 수월해진 존스는 트랜지션 상황에서 3점슛과 스틸에 이은 속공 전개로 경기장 분위기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하윤기에게 감사 인사 표시라도 하듯, 컷인하는 그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포착해 득점을 선물했다. 서동철 감독이 구상했던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가 어떤 점인지 제대로 알 수 있던 순간이었다. 하윤기는 30분 38초 출전해 17점 14리바운드(공격7) 2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하며 체육관을 찾은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승리를 전달했다.

당연히 하윤기 본인도 외국 선수가 골밑에서 활약해 준다면 공수 부담을 덜 수 있다. 높이와 기동력을 앞세운 공포의 트윈 타워 효과도 창출할 수 있기에 더욱 좋을 법도 하다. 하지만 하윤기는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외곽 공격 비중이 많았던 아노시케와 코트를 누볐던 시간이 어쩌면 그에겐 성장의 시간, 자양분이 된 듯해 보인다.

이제 2년 차 선수임에도 뭔가 그에게선 세상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베테랑의 느낌이 묻어난다. 그만큼 하윤기는 KT의 미래이자 기둥이란 뜻이 아닐까. 이두원, 김민욱 등 개성 있는 4번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KT다. 그럼에도 코트 위 그의 존재감을 대신할 자원은 많지 않다. 아니, 없다. 하윤기는 KT의 대체 불가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양 어깨에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도 짊어지고 있다. 그리고 매 경기가 중책의 연속이다. 버거울법도 하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세 선수의 맹활약에 서동철 감독도 시즌은 이제 시작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시즌 2번째 3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모레, 강력한 현대모비스를 꺾고 순위표에서 한 단계 상승할 수 있을까. 시험대가 찾아왔다.

@basketball.romantist 팔로우와 블로그 방문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하윤기 : 소포모어 증후군, 그게 뭔데? 먹는거야?

소포모어 징크스 : 2학년 징크스라고 불리는 이것은 일반적으로 2학년이 되면 1학년이었던 신입생 시절에 비해 성적이 부진해지고 학업에 대한 열정이 떨어져 방황하는 현상을 뜻한다. 여러 방

basketball-romantist.tistory.co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