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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수원 KT를 구원하러 온 동네형, 즐겜러 레스터 프로스퍼!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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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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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cm, 106kg의 거구. 가까이서 보나 멀리서 지켜보나 풍채 있는 늠름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모름지기 UFC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 슬램덩크 변덕규의 이미지이 떠올랐고, 늪을 지배하는 동물인 ‘악어’의 우락부락함과 포악함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앞에 서면 많은 선수들이 금방이라도 기가 죽을 것 같았다. 또 무서워 벌벌 떨 것 같았다. 하지만 KBL 첫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천진난만한 개구쟁이 그 자체였다. 단 몇 분 만에 사람이 어쩜 이렇게 호감형으로 바뀔 수 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사람 좋아 보이는 너털웃음을 호탕하게 터뜨리며 관중들을 행복하게 만들었고, 삽시간에 “아 이 선수, 성격이 되게 좋구나”란 인식을 심어줬다. 

소개가 늦었다. 주인공은 바로 랜드리 은노코 대신 2옵션으로 수원 KT에 합류한 레스터 프로스퍼다. 사실 급하게 합류해, KBL 데뷔 경기를 갖는 선수가 데뷔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선수들의 성향, 심판 판정 기준, 팀 시스템 등 적응해야 될 관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 조나단 알렛지가 그러했다. 2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2개의 턴오버와 4개의 개인 반칙을 범하며 진한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프로스퍼도 동일한 절차를 밟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프로스퍼는 우람한 체구를 지닌 빅맨임에도 테크닉과 스텝이 준수한 편이다. 직전 필자가 프로스퍼를 소개하는 글에 작성했듯, 은노코와는 정반대로 내 외곽 공격이 활발하게 가능한 선수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귀화 선수로 대표팀, 필리핀 리그에서도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기에 아시아 리그, KBL 특유의 터프함과 조직력, 스피드에도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

이날 프로스퍼의 매치업 선수는 이전, 아시아컵 예선에서 만났던 라건아. 프로스퍼는 1쿼터부터 라건아의 정확한 외곽슛, 미드 레인지 점퍼, 포스트 업에 이은 훅슛 등 다양한 공격에 신명 나게 실점했다. 하지만 실점한 만큼 공격에서 득점을 책임졌다. (득점을 하고 실점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KBL 감독들도 국내 선수가 이처럼 플레이를 하면 교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매 경기 빈공에 시달리던 KT였기에, 데뷔전부터 가동되는 프로스퍼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로 다가온듯했다. 프로스퍼는 3점슛, 엘보우 점퍼, 유로 스텝에 이은 레이업,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속공 가담으로 꾸준히 득점을 올렸다. 

물론, 라건아의 노련미에 파울로 고생하며 적극적으로 플레이에 임하지 못했다. 세로 수비는 나쁘지 않았지만 가로 수비에서 순간적인 스피드를 쫓지 못해 아쉬움을 보였다. 그래도 첫 경기인 부분을 감안하면 합격점, 그 이상이였다. 팀 베테랑답게 중간중간 동료들의 플레이를 조율하면서 분위기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패스 센스도 좋았다. 

경기 도중, 이승현을 앞에 두고 인유어 페이스를 시도했으나 결국 파울에 가로막혔다. 프로스퍼는 훌훌 털고 일어난 적 팀 이승현에게 먼저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했다.
 
무엇보다 프로스퍼의 농구가 마음에 들었던 점은 농구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게 눈에 또렷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아마 오늘 경기를 본 많은 팬들도 필자와 생각이 같았으리라 생각한다. 무서운 겉모습과는 달리 옆집 동네형과 같은 푸근한 이미지, 흐름을 바꾸는 득점을 터뜨릴 때마다 나오는 귀여운 쇼맨십과 세리머니, 푸근한 웃음, 즐겜러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필자도 어린 시절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시간이 지나고 성인이 되어 다시 한번 저 멘트를 살펴보니, 저기서 즐기는 자가 되려면 미친 듯 부단한 노력을 해야 되고, 남들에 준하는 피와 땀도 흘려야 하더라. 

오늘 경기 한정해 말하겠다. 노력하면서 현 위치까지 오른 자, 또 경기를 즐긴 레스터 프로스퍼는 25분 16초 출전해 31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외국 선수 악몽에 시달리던 KT 프런트에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해줬다. 물론, 속단하긴 이르다. 아노시케 역시도 컵 대회에선 펄펄 날아다녔었다. 

곧 1옵션, 제로드 존스도 합류한다. 외국 선수 동시 교체는 많은 위험을 동반한다. 반대로 KT로썬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기에, 그들에게 남겨진 최종 선택지이기도 했다. 프로스퍼와 존스란 신형 엔진을 맞이한 KT, 탈꼴찌를 위해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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