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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왜 안양 KGC가 강팀이냐고?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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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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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안양 KGC, 現 고양 캐롯 점퍼스의 수장인 김승기 감독은 친정 팀을 기필코 이기고 싶었나 보다.

사전 인터뷰에서부터 “한 번만 이기자는 생각으로 임한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이날 전혀 예상치 못한 변칙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고양 캐롯의 스타팅 라인업은 이정현-김진유-전성현-김강선-디드릭 로슨

로슨을 제외하면 모두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렌즈 아반도, 높이와 BQ를 겸비한 오세근, 최고의 득점 기계인 오마리 스펠맨, 갖고 있는 장점이 각자 다른 KGC 선수들을 어떻게 상대할까 매우 궁금했다. 심지어 12인 로스터엔 빅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이정제 선수 한 명.

처음부터 김강선이 스펠맨을 육탄전으로 막아냈다. 외국 선수 로슨은 오세근을 전담했다. 포스트에 위치한 스펠맨에게 공이 투입되면 일차적으로 김강선이 수비했고, 이후 드리블엔 베이스 라인 트랩디펜스였다. 선수들의 빈자리는 쓰리 카운트가 메우고 나머지는 겟투 형식으로 외곽을 견제하는 수비였다.

김승기 감독이 KGC에 몸담고 있을 시절, 수원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기습적으로 사용했던 디펜스와 유사했다. (물론 필자의 생각이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다)

캐롯은 이런 과정에 빠른 스위치 디펜스와 트랩을 첨가했다. 하지만 KGC는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어본 최고의 베테랑들이다. 스펠맨은 본인이 페인트존으로 들어갈수록 트랩디펜스가 더욱 거세진다는 것을 잘 알고 간결한 드리블에 이은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 트랜지션 오펜스로 김승기 감독을 허탈하게 했다.

2쿼터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스펠맨은 당황하지 않고 동료를 살리는 킥 아웃 패스를 전개했고, KGC는 유기적인 볼 흐름 속에 배병준, 한승희 등 벤치 자원들의 득점이 곧잘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김승기 감독의 카드도 슬슬 들어맞아갔다. 왕성한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높은 코트 에너지 레벨에 KGC 선수들의 야투 성공률이 점점 떨어져 간 것이다. 그 사이, 로슨과 전성현의 득점포는 계속 가동되며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후반전에도 캐롯의 우위에 경기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점 차까지 점수가 벌어지며 캐롯이 쉽게 승리를 가져가나 했다.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 KGC는 스펠맨 원맨팀이 아니다. 이정현의 수비에 가로막혀 전반 4점에 그쳤던 변어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변준형은 타이트한 압박 수비에도 다양한 옵션으로 득점을 창출했다. 그의 원맨쇼와 함께 대추격전의 서막이 열렸다. 배병준과의 기브앤고로 림어택을 성공하더니 이어, 앵클 브레이커로 김진유를 무너뜨리고 외곽 찬스를 만들었다.

코스트 투 코스트 플레이로 득점을 올리기도 했으며 버저비터와 다름없는 3점슛으로 안양실내체육관을 들끓게 만들었다.

캐롯도 KGC의 깊은 헷지 디펜스에 한 박자 빠른 패스 전개로 로슨의 득점을 만들었다. 기세를 탄 로슨은 비하인드 백 드리블로 스플릿 디펜스까지 해내며 기세를 내주지 않으려 힘썼다.

하지만 양희종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캐롯의 화려한 득점쇼도 막 잠군 수도꼭지처럼 서서히 멈춰갔다. 양희종은 로슨을 수비하며, 완벽한 스위치로 캐롯의 외곽까지 차단했다. 베테랑의 등장으로 로테이션 수비는 이전보다 유기적으로 돌아갔고 공수 전반에 걸친 능력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문성곤과 함께 가드에서 빅맨까지 철저히 막아낸 양희종이었다. 그가 던진 3점슛이 안 들어갔기에 망정이다.

양희종이 수비에서 주포를 막아내자 공격에서 변준형과 스펠맨이 훨훨 날아다녔다. 전반보다 더 힘차게 뛰어다녔다. 그렇게 김승기 더비로 불리는 양 팀의 두 번째 맞대결은 KGC의 20점 차 대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스포츠의 세계에선 상대 팀과 점수 차가 너무 벌어지면 전의를 상실하며 일찍이 포기하기 마련이다. 나에 비해 상대가 너무 강해도 그렇다. 이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불가능할 것 같은데? 해서 안될 거 해서 뭐해? 이런 생각을 자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던 변준형은 “포기하지 않았다”라는 말을 팬들에게 전했다.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잡아냈다. 일본도 독일을 격침해 내는 언더독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끈끈한 조직력과 어떠한 힘든 일이 닥쳐도 끝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었다.

스포츠가 우리의 인생에 전해주는 교훈과 메시지, 그리고 낭만. 그래서 우리는 스포츠에 열광한다. 왜 KGC가 강팀이냐고? 오늘 경기만 봐도 스스로 수긍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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