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BL

이거시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농구? 지쳐가는 이대성!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0. 30.
728x90
반응형

사진 출처 = KBL

반응형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난적 고양 캐롯을 잡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공동 최하위에서 전주 KCC와 함께 공동 7위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하는 승리였다. 이전 경기까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이도 저도 아닌 따로 국밥 같은 느낌을 물씬 풍겼던 팀. 하지만, 연패 탈출 의지가 남달랐던 것일까, 확실히 선수들의 움직임, 슛 컨디션이 이전과는 달랐다.

한국가스공사는 1쿼터부터 이대성을 중심으로 원활한 공격을 가졌다. 헤비 온 볼러인 이대성에 극도로 의존했던 지난 3경기, 이날도 사실 초반엔 크게 다르진 않았다. 이대성은 순간순간의 가속도와 헤지 테이션 무브, 방향 전환으로 쉽게 캐롯의 엘보우 지역, 미드-레인지 지역으로 들어섰다.

전반 작전 타임, 유도훈 감독은 “파서(돌파해서) 수비 붙이고 밖으로 빼줘”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우면서 어려운 공격 방법이다. 붙으면 파고, 떨어지면 던지고, 몰리면 빼주고 던지고. 말로는 너무나 간단했던 이 옵션은 경기 내내 캐롯 수비 파훼법으로 작용했다.

이대성은 경기 초반, 레이업으로 마무리하거나 숏 코너 지역에서의 점퍼로 득점을 쌓았다. 경기 내내 이대성의 림어택에 캐롯의 도움 수비가 쏠리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외국 선수를 제외한 4명의 수비수가 이대성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페인트 존에 밀집해있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대성은 여우 같은 선수다. 종종 본 헤드 플레이가 나오긴 하지만, 괜히 국가대표 선수가 아니다. 본인의 득점을 우선시했다면 캐롯의 도움 수비에 잽 스텝과 엉덩이로 수비를 등지고 공간을 만들어 무리한 야투 시도를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유 감독의 주문대로 이대성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코너에 위치한 정효근, 벨란겔, 이대헌의 외곽 찬스를 잘 살려냈다. 그뿐만 아니라 45도 지역에서 탑으로, 탑에서 골밑으로 컬과 컷인 동작을 가지며 캐롯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오프 더 볼 무브도 탁월했다. 이대성 그래티비였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던 3점슛도 이날은 벨란겔을 필두로 10개, 42%의 성공률을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다.

선수들은 보통 골밑에서 외곽으로 나오는 패스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연습 때 대부분 골밑에서 3점슛 라인으로 나오는 패스로 슈팅 연습을 하기에, 게임 내에서도 비슷한 패스를 받았을 때 가장 편하고 익숙한 밸런스로 접근할 수 있다. 오늘 한국가스공사는 인에서 아웃으로 나오는 볼을 완벽하게 성공했다.

캐롯은 정효근과의 매치업에서 미스매치를 허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를 계속 지켜보다 후반전, 김승기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러 선수단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막으니까 힘든 거야. 져도 돼”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의 실수 하나와 수비 실수에 유독 아쉬움을 곱씹는 감독이다. 평소였다면 불같이 화를 내고도 남을 수비였다. 트랩디펜스의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는 위크 사이드와 탑으로 쉽게 패스를 뿌릴 수 있었다. 이는 모조리 3점슛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단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채찍보다는 당근을 건네며 선수단의 사기 증진에 힘썼다. 김 감독은 “(한)호빈아, 너 오늘따라 공격적이지가 않아. 얼굴이 하얘져서 그냥, 들어가서 3점슛 하나라도 더 쏘고 나와”라고 말한다.

이후, 포제션에서 한호빈은 사이드에서 바로 3점슛을 터뜨렸다. 그리고 경기는 끝났다.

캐롯은 한국가스공사의 과감한 프레스 수비와 빠른 로테이션에 좀처럼 인사이드 진입을 하지 못했다. 외곽으로 번번이 밀려나기 바빴고, 지난 시즌 평균 2.2개로 스틸 부문 1위를 기록했던 할로웨이와 앞선에게 패싱 레인을 너무 쉽게 읽혀 트랜지션 게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선수단 뎁스가 타 팀에 비해 두터운 팀이 아니기에 백투백의 여파는 체력적으로 더 크게 다가왔다.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추격전을 펼쳤지만, 단단히 벼르고 나온 한국가스공사의 꽁무니 잡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가스공사는 2옵션 할로웨이가 17점 14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정효근과 이대헌 동시 기용도 성공적이었다. 그치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대성이 단, 1분 42초밖에 쉬지 못했고, 1옵션 유슈 은도예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3분 58초밖에 뛰지 않았다. 지난 시즌 평균 7.4점을 기록하며 외곽에서 숨통을 트여준 전현우의 침묵도 오래가고 있다. 오늘 같은 경기력이 꾸준히 이어져도 모자라 보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한국가스공사다. 찜찜한 승리라고나 할까.

@basketball.romantist 팔로우와 블로그 방문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