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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최고의 1옵션 이매뉴얼 테리, 내가 골밑 요리사?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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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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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서울 삼성이 서울 SK와의 S-더비에서 90-86으로 승리했다. 서울 SK는 유독 홈에서 극강의 모드를 자랑하는 팀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잠실학생체육관은 자주 원정 팀들의 무덤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그런 곳에서 삼성이 2021년 1월 11일 이후로 656일 만에 귀중한 1승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맞대결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며 3승 3패로 5할 승률을 만들어냈다. 순위는 단독 5위.

승리의 여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길래 이렇게 마주하기 어려웠던 것일까. 삼성은 이날도 40분을 넘어,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삼성 썬더스가 박힌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연장전에서 쐐기 3점슛을 꽂은 이정현? 연장전 폭풍 4득점으로 역전을 일궈낸 이호현? 경기 초반, 삼성의 공수 기반을 잘 다져준 마커스 데릭슨? 그 외에도 이원석, 조우성, 김시래 등 삼성의 모든 선수가 제 역할을 다했다. 그들 답지 않은 뒷심 발휘는 덤. 은희석 감독은 경기 내내 손뼉 치기 바빴다. 손바닥이 얼얼할 것 같기도?

그중, 필자는 오늘 삼성의 1옵션 외국 선수 이매뉴얼 테리의 분전을 승인 중 하나로 손꼽고 싶다.

이매뉴얼 테리의 피지컬은 198cm의 신장에 96kg다. SK의 1옵션 외국 선수 자밀 워니와 나란히 서있는 모습만 봐도 상대적으로 확실히 얇은 신체 프레임이 눈에 들어온다. 상체며, 하체며, NBA에선 전형적인 스윙맨 역할을 담당하는 포지션의 신체 조건이다.

삼성 팬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KBL 팬들에게 현재까지의 1옵션 외국 선수 중 교체 1순위는 누구일까요?라고 물으면 KT의 랜드리 은노코와 삼성의 이매뉴얼 테리가 가장 먼저 언급되리라 생각한다. 심지어 테리는 연습 경기, 컵 대회서부터 최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니.

테리의 장점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한 많은 움직임, 운동 능력을 활용한 페인트존 디펜스와 세로 수비, 트랜지션 과정에서의 속공 참여 혹은 트레일러로의 마무리 능력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고사하고, 승부처마다 일리걸 스크린으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창원 LG와의 개막전에선 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반칙 3개를 범하는 진귀한 장면까지 선보이면서 다른 의미로 감탄을 자아 해냈다. 나아가 2% 아쉽고 투박한 골밑 야투 시도, 없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인 외곽슛, 여러 방면에서 특출나도 살아남기 힘든 KBL에서 하나의 최대 강점마저 애매한 테리였다.

은희석 감독은 이날 경기 초반, 선수들이 워니의 페인트 존 공략에 어려움을 겪자, 테리를 벤치로 불러들였고 데릭슨을 이원석, 혹은 조우성과 함께 기용하는 라인업 변화를 꾀했다. 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일원이었던 데릭슨은 하프라인과 3점슛 라인 사이에서 백발백중의 3점슛을 꽂아내며 워니를 외곽으로 끌어냈다.

덕분에 스페이싱이 효율적으로 이뤄졌으며, 삼성의 빅맨진은 김형빈을 상대로 경험과 실력의 우위를 살려 차곡차곡 득점에 역전을 만들어갔다.

테리가 코트에 있을 때면 이원석이 일차적으로 워니를 디나이에 가까운 수비로 막아섰고, 테리는 RA 구역 부근에서 림어택을 최대한 견제하는 방식의 도움 수비로 SK의 공격을 막아세웠다.

테리는 이날 각성했는지, 긴 윙스팬을 활용해 SK의 골밑 공격을 꾸준히 블록슛 해냈다.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참가했고, 공중볼엔 탭아웃으로 힘썼으며, 세컨드 찬스에 의한 득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워니를 연상케하는 플로터 득점도 간간이 있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동료들을 위해 골밑에서의 실 스크린이나 외곽에서의 스태거 스크린, 2대2 플레이로 실마리를 풀어갔다. 본인이 잘하는 플레이에 집중을 하자, 테리와 삼성도 신바람 농구를 펼칠 수 있었다. 또한 국내 선수들이 자신 있게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원주 DB의 드완 에르난데스가 1경기를 변곡점으로 완벽하게 살아난 것처럼 테리도 충분히 앞전의 부진을 털고 부활할 수 있다.

매 경기가 어려움의 연속인 삼성이다. 이기고 있어도 불안한 게 삼성이다. 스포츠에서 강팀의 조건은 꾸역승이라고 말한다. 경기력이 좋던 안 좋던 진정한 강팀이라면 꾸역꾸역 승리를 챙겨낸다는 것. 삼성이 조금씩 그런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 같다.

은 감독 주도하에 발전한 삼성이 1라운드임에도 벌써 지난 시즌 승리의 3분의 1을 채웠다. 인간 심리상 대부분의 사람이 싸움이나 경기에서 강자보단 약자를 응원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필자도 가슴 한편에서 변화한 삼성을 보고 흐뭇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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