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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취재 후기] 현실판 영화 '리바운드'? 성장하는 강원대 농구부

by basketball.romantist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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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기존에 예정돼있었던 강원대와 단국대의 경기가 취소됐다. 현장 취재를 준비하면서 춘천행 버스에 올랐고, 나른한 마음가짐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네이버 스포츠에 들어가 기사들을 정독했다. 그리고 무언가에 이끌려 경기 일정을 눌렸는데, 강원대와 단국대 경기가 쏙 사라져 있었다.

이미 버스는 출발했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비비고 찾아봐도 강원대 경기가 없었다. 대학농구연맹 홈페이지에도 말끔히 사라졌다. 

하지만 아무런 공지도, 기사 하나도 받아보지 못했다. 내 처지를 한탄하며 아쉬운 대로 춘천 땅을 밟고 리프레쉬 한 뒤, 다시 터벅터벅 복귀했다. 

그렇게 19일 뒤인 26일, 광주대와의 홈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다시 강원대를 찾았다. 다행히도 이번엔 경기가 취소되지 않았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7일, 강원대 경기가 취소가 된 이유는 부상 선수 발생으로 인원 부족이었다. 요즘 시대에 부상 선수가 발생했다고 경기가 취소돼?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겠지만, 대학농구연맹 홈페이지에 올라온 강원대 선수는 6명이 끝이다. 

최근 개봉한 농구 영화 ‘리바운드’의 현실판이 아닐 수 없다. 광주대와 경기를 앞두고 바라본 강원대 벤치는 대학농구연맹에 올라온 선수 리스트와 달랐다. 

주장 김지현부터 한지민, 최서연, 최수현, 최슬기, 그리고 처음 보는 서정아라는 선수까지 있었다. 아마추어 농구를 즐겨보지는 않았지만 어떠한 선수는 내가 인터뷰를 진행했었던 선수, 어떤 선수는 기사로 접했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서정아라는 선수는 정보가 전혀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들은 바에 의하면 그녀는 평소 농구를 즐겨 했고, 정은영 강원대 감독의 권유로 갓 농구부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당연히 구력이 짧기에 워밍업 시간에 그녀가 던진 슛은 확률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경기 체력도 크게 뒤지지 않아 보였다. 무엇보다 해맑고 밝은 미소와 열정은 다른 선수들 그 이상이었다. 

필자가 일찍이 강원대 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딱 한 명이 계속해 농구공을 튀기며 체육관을 울리고 있었다. 강원대 주장 김지현이었다. 이른 시간인데 홀로 땀을 뻘뻘 흘리며 책임감을 갖고 연습 중이었다.

2월 28일에 창단된 강원대 농구부. 3월 16일에 대학농구 U리그가 팁 오프 됐음을 생각하면 손발을 맞출 시간이 그냥 없었다고 보면 된다. 인원도 광주대 절반에 못 미치니 어쩌면 이날 경기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맞다. 이날 광주대는 강원대를 87-52로 대파했다. 적장 국선경 감독도 반드시 잡고 가야 할 경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원대 농구부의 저력을 높게 사는 모습이었다.

주장 김지현은 숙명여고 시절 거침없는 플레이로 외곽을 수놓았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3번 포지션을 보던 선수가 현 상황에선 센터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인사이드도 책임지고 있다. 기억을 되살리며 작성하니 이날도 진짜 골밑에서 가장 많이 넘어졌던 선수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오뚝이같이 일어나 빠르게 매치를 찾고 백코트 하는 모습은 최고였다. 정은영 감독도 목청이 나가도록 작전을 지시했고, 수비에 기습적인 변화도 주고 그에 맞게 작전을 수행하던 선수들. 점수는 대패였지만, 과정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처음 코트를 밟은 서정아 선수는 18분 출전해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허둥지둥 되는 모습이 역력했다. 데뷔골을 노리며 던진 회심의 2개의 2점슛은 아쉽게도 림을 비껴갔다. 

여대부 경기는 프로, 남대부 경기보다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다. 진정한 마니아층이 아니고서야 직접 찾아보는 사람도 드물다. 

이제 홈에서 3번의 경기를 치른 강원대였기에 아직 미숙한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강원대 학생들부터, 일반 시민, 춘천에서 농구의 꿈을 키우던 유소년들을 포함해 많은 관중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경기 시 응원가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관중들은 본인들의 목청을 활용해 선수들을 응원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디펜스! 디펜스를 연호하며 힘을 보탰다.

광주대 국 감독은 “창단 후 2-3년이 가장 힘들다. 한 해 졸업생을 배출해야지만 팀이 자리를 잡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강원대는 0승 3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앞으로 마주하는 모든 경기에 전력을 쏟아부어도 힘이 부칠지 모른다. 

1번 시드 밀워키가 8번 시드 마이애미에 희대의 업셋을 당한 후, 에이스 아데토쿤보는 “스포츠엔 실패가 없다. 실패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단계다”라 했다. 

어쩌면 강원대도 현재 이러한 길을 걷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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