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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전성현이 캐롯이고, 곧 전술이다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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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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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션 변준형, 3&D 문성곤과 양희종, 골밑 지배자 오세근, 게다가 한 시즌 만에 김승기 감독의 철학에 녹아든 오마리 스펠맨. 선수 개개인 면면만 놓고 봐도 2021-2022시즌 KGC 라인업의 밸런스는 너무나 안정적이고 탄탄했다. 실력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모두가 베테랑들이기에 감독의 입장에선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승리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받아먹기에 능했던 전성현도 이를 잘 활용해 내면서 KGC의 공격이 이전보다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전성현은 시즌 종료 후, 안정보다 캐롯이라는 모험을 택했다.

냉정하게 이전보다 모든 여건이 좋지 않았다. 동료들의 곁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전성현이 한계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전성현은 한계를 훌쩍 넘어섰고, 전설 중의 전설인 조성원, 문경은, 방성윤 등을 줄줄이 소환하며 그에 버금가는 역대급 퍼포먼스를 매 경기 선보이고 있다. 

어쩌면 현재, 우리는 KBL 역대 최고 슈터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전성현은 올 시즌 24경기 32분 12초를 출전, 평균 20점 1.9리바운드 3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선수가 각 팀의 1옵션 외국 선수들을 제치고 득점 랭킹 2위에 올라있는 것도 경이로운데, 경기당 평균 44.3%의 확률로 4개의 3점슛을 적중하고 있는 것이 한 번 더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대부분의 감독은 모든 선수가 공을 한 번씩 만지고 난 후, 공격 전개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야만 슛 감각과 코트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 혼자만의 농구, 무리한 슛 셀렉션을 가지는 선수는 당연히 기피 1순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성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조직력을 중요시 여기는 감독 중 한 명인 김승기 감독이 “너만 무리해서 쏴”라고 말할 정도다. 선수마다 경기에서 보여온 기대치와 거기서 나온 값이 있다. 이 때문에 특정 선수는 볼 줄만 봐도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 반면, 전성현은 하프라인만 넘어와 던져도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 팀 수비가 소홀한 것도 아니다. 팀들마다 각자 내놓으라 하는 락다운, 퍼리미터 디펜더를 최소 1명 내지 2명을 전담 마크 붙인다. 그러나 이 모든 게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올라갈 공간만 미세하게 발생하면 그 자리에서 대차게 올라가 최소한 파울을 만들어낸다. 전창진 감독 역시도 전성현을 두고 막을 수 없는 선수라고 밝혔다. 

국내 선수에게서는 극히 보기 드물었던 3점슛 라인에서의 드리블 풀업 점퍼도 자주 선보이고 있다. 3점슛만 잘 쏘면 다행이지, 미드 레인지 게임과 림어택에서도 높은 성공률을 자랑한다.

많은 선수들이 슛을 하체서부터 끌어올려 준비한다면 전성현은 가슴서부터 시작해 압도적으로 빠른 슛 릴리즈를 가져가고 있다. 슈터로써 슛을 던지려면 자세 밸런스, 비거리, 수비수, 경기 흐름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전성현은 발이 맞고, 올라갈 타이밍이라고 여겨지면 주저 없이 올라간다. 그리고 캐롯의 전광판에 3점이 추가된다.

이처럼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에이스들은 공격에만 몰두하기 위해 수비에선 체력을 비축하고 부담을 더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전성현은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수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흠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경기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전성현은 스펠맨을 제치고 1라운드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그는 3라운드 평균 27.5점 55%의 3점슛 성공률로 개당 6개의 3점슛을 꽂아버리고 있다. 65경기 연속 3점슛 성공이란 대기록은 꾸준히 작성되는 중. 

이변이 없는 한, 3라운드 MVP도 그에게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단일 시즌, 국내 선수가 2번의 라운드 MVP를 수상한 것은 최준용, 오세근, 허훈 이후로 없었다는 점에서 전성현은 현재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 나게 한다.

코로나 시즌에 한국에 와 전무후무한 퍼펙트 10연승에 앞장섰던 제러드 설린저가 이런 말을 했다. 

“전성현은 폴 피어스, 제이슨 테리, 아이재아 토마스, 카일 라우리와 비슷하다. 적어도 슈팅 능력만큼은 그들과 비슷한 레벨이라고 본다”며 극찬했다. 현재 그의 폼을 놓고 보면 왜 설린저가 그런 말을 했는지 충분히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캐롯이 승리하나 패배하나, 10개 구단 모든 감독들이 전성현의 경기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역대급, 미친 선수, 슈퍼스타, 에이스 등 모든 수식어가 현재 그에겐 너무나 잘 어울린다. 전성현은 캐롯 그 자체이자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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