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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3라운드 신화를 꿈꾸는 '수비형 조커' 조우성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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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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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들에게 농구공은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정도로 평생에 가까운 시간을 농구공과 지새워왔다. 평범한 일반인이 취업난에 고통받듯, 선수들은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라 불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기 위해 온 전력을 쏟아붓는다. 그럼에도 녹록지 않은 게 현 상황이다.

신인 드래프트 추첨 현장을 보면 1라운드는 고사하고, 2라운드, 3라운드, 심지어 4라운드에서라도 한자리를 차지하고자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게, 힘겹게 프로라는 타이틀을 얻어내도 코트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태반이다. 결국 그들은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들을 뒤로하고, 대중들 사이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린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서울 삼성의 3라운더 조우성의 활약은 심히 놀랍다 말할 수 있다. 심지어 그는 타 선수들에 비해 구력이 길지 않은 편. 고등학교 때, 엘리트 코스를 밟기 시작한 조우성은 206cm의 큰 신장과 파워를 앞세워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센터 포지션에서 활약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격에서 투박한 모습이 없지 않아 있었다. 토종 장신 센터가 귀한 한국에서 그의 경쟁력과 존재감은 인정받아 마땅했지만, 너무나 느린 스피드와 단조로운 공격 옵션, 없다 싶을 정도의 미드 레인지 게임은 과연 그가 프로에 진출해서도 생존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그렇게 조우성은 동국대 기둥으로 맹활약하며 대학리그 준우승에 일조,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원석과 함께 서울 삼성 썬더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사실, 3라운더가 기회를 부여받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포텐셜과 실력들은 인정받은 선수들이지만, 부여받다 한들, 외국 선수와의 경쟁, 기라성 같은 동포지션 선배들과의 실력 차이에서 한계를 느끼며 낙담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런 상황에 조우성은 김준일의 이적으로 발생한 4번 포지션에서 이원석과 함께 출전 시간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2021-2022시즌 12경기 평균 11분 48초 출전해 2.8점 4리바운드 0.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팬들 눈에 부각되는 활약상도 없었다.

하지만 조우성은 비시즌 은희석 감독을 만나 삼성의 수비 조커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아는 바로, 조우성은 뜨거운 여름에 특히나 스크린, 투맨 게임에 이은 픽앤롤 등 동료들이 원활하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도록 피나는 연습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조우성이 흘린 굵은 땀방울은 올 시즌 화려한 결실로 꽃피워지고 있는 중이다. 삼성의 1옵션 외국 선수 이매뉴얼 테리는 높이를 앞세운 세로 수비와 트랜지션 상황에 능한 선수다. 반대로 자밀 워니, 아셈 마레이와 같이 하체 힘으로 페인트 존에 진입하는 선수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전부터 KBL엔 김봉수, 주태수와 같이 오직 힘으로만 외국 선수들을 전담 마크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조우성도 외국 선수에 능가하는 힘을 앞세워 공격을 차단하거나, 도움 수비를 전개해 동료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그려냈다. 오프 더 볼 움직임과 동료들을 위한 스페이싱도 이전 시즌에 비해 많이 개선됐을뿐더러, 간간이 터뜨리는 미드 레인지 점퍼도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12월 17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선 16분 동안 10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이는 본인의 통산 첫 더블더블이자 역대 최초 신인 드래프트 3라운더의 더블 더블. 이정현이 30점으로 연패 탈출 선봉장으로 나섰지만, 포스트에서 조우성이 보여준 무게감과 그에 따른 수비 시스템이 전개되지 않았다면 이 또한 어려웠으리라 본다. 

최근 조우성은 이원석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출전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며 매 경기 향상된 기량을 보이고 있다. 2라운드가 아닌 3라운드가 프로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3라운더 성공작은 불명예스럽게 떠나버린 인천 전자랜드 소속 정병국이다. 

조우성의 시즌은 어쩌면 이제 시작이다. 그가 보여온 노력을 비춰봤을 때,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해 보인다. 조우성이란 남자의 한계는 어디가 끝일까. 삼성이란 땅에 내려친 조우성이란 번개는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주고 있다. 그가 3라운드 성공 신화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응원하며 유심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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