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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힘든 일은 한 번에 몰아온다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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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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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은 항상 몰아서 온다. 기분 좋은 일은 하나도 오지 않으면서 힘든 일은 동시다발적으로 거세게 우리를 찾아와 힘들게 한다. 스포츠 세계에서 우승팀을 논할 때, 항상 붙는 가정이 있다. 바로 “부상만 없다면...”

부상은 모든 감독들이 상대 팀의 에이스만큼 가장 경계하는 적 중 하나다.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주위에 도사리며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악명 높은 악령이다.

이전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도 그렇지만 KGC인삼공사는 건세근(건강한 오세근)이란 핵심 코어가 탄탄히 버티고 있기에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 예전 동부에선 건강한 김주성이 있었기에, 플레이오프를 밥 먹듯 진출할 수 있었다. 주축 선수뿐만 아니라 벤치를 구성하는 한 명 한 명의 선수가 온전히 한 시즌을 잘 버텨줘야 팀도 비시즌에 계획한 방향성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챔피언십은 뒤따라온다.

어쩌면 완전체 DB가 1라운드에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이에 해당한다. 그런 DB에 평균 16.9점(리그 6위, 팀 내 1위) 두경민과 16.6점(리그 8위)를 기록 중인 드완 에르난데스가 이탈했다. 두경민이야 연차가 쌓일수록 몸 상태 이슈가 따라붙던 선수였다. 다만 그 시기가 필자 기준, 너무 일찍 터져버렸다. 빠르게 정상 컨디션으로 복귀해 멋진 세리머니를 팬들에게 선사했으면 한다.

KBL을 많이 본 사람들이라면 이상범 감독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칼같이 분배하는 스타일이란 것을 안다. 현재 DB는 공격 시 삼성과 캐롯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교체를 가져가고 있다. 저 말인즉슨, 로테이션을 많이 가동한다는 뜻인데 그럼에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질 않고 있는 DB다. 물론, 치열함이 극에 달하면 몸싸움도 심해지고 공을 향한 집념도 높아져 부상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부상을 출전 시간과 연결해 따질 수는 없지만, 연관성이 조금도 없는 것도 아니다.

DB는 5일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무기력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1쿼터 초반 42초를 제외하고는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에 와이어 투 와이어 승리를 내준 것과 다름없다. 아무리 수비가 형편없다 하더라도 공격엔 그 누구보다 진심이던 에르난데스의 빈자리가 뼈저리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패배도 패배지만 이상범 감독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한 것은 강상재의 부상. 아무리 튼튼한 건물도 지탱하는 기둥이 3개나 빠지면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심지어 그 기둥들이 동시에 빠져버렸으니 흔들리다 못해 무너진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고, 사는 놈이 있으면 죽는 놈이 있다더니 정호영이 제대로 기회를 잡아냈다. 정호영은 지난 삼성전에서 드리블 이후 점퍼로 2점을 기록했다. 5일엔 본인의 장기 중 하나인 스피드를 활용한 림어택으로 8점을 기록했다. 3점슛은 끝끝내 터지지 않았다. 정호영처럼 국내 선수들에겐 이 시기가 본인의 기량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정호영은 그 기회를 제대로 캐치했다. 다만 단발성에 그쳐서 안된다. 코트로 돌아올 날만을 기다렸던 정호영이 아마 다음 경기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 앞에 서지 않을까 하는 1%의 기대감도 가져본다. 스포츠는 결과로 기록되고 과정은 팬들이 기억한단다. 5일 경기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DB는 항상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첫 라운드에선 리그 모든 팀을 다 잡아낼 기세로 분위기를 탄다. 그러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이탈로 부상 병동이 된다. 이후는 뻔하지만 급격한 추락이다. 이후에 선수들이 돌아오지만 얼마 되지 않아 과부하가 걸리거나 재발로 어려움을 이어간다. 그리고 6위 마지노선에서 순위 경쟁을 하다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만다. 데자뷰나 마찬가지다.

필자가 글을 작성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비시즌이나 정규 리그에서 기자들이 선수들에게 “몸 컨디션이 어느 정도 올라왔나요? 몇 퍼센트인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100%라고 말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사람이 아무리 완벽할 수는 없다만 도대체 프로 선수들의 몸 상태는 언제쯤 절정에 치닫는 것일까. 궁금하다.

이상범 감독과 DB에 유독 혹독하고 추운 12월이 찾아왔다. 하지만 겨울은 이제 시작이다. 과연 이상범 감독의 마음을 녹여줄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그리고 나타날 것인가. DB의 다음 경기는 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원정길이다. 당연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프고 싶어서 아플 선수는 없겠지만 제발 아프지 말자. 모두가 건강한 농구, 행복한 농구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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