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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긍정 에너지와 김종규의 붕대 투혼이 만났다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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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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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 알 수 있는 밤이었다.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기고, 대한민국이 피파랭킹 9위 포르투갈을 꺾어야 했다. 끝이 아니다. 골 득실까지 따져야 하는 복잡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주장 손흥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단다. 국민들의 열성과 태극 전사들의 투지가 만나 결국 드라마가 완성됐다. 그렇게 우리는 세계적인 축제를 행복하게 더 즐길 수 있게 됐다.

원주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긍정 에너지가 경기장을 지배했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 전 “생각의 차이에서 경기가 달라질 것. 어려운 상황이어도 팀은 안 죽는다. 롤러코스터 같은 결과 때문에 주위에서도 여러 얘기가 오간다”라 했다.

이어 “긍정과 부정은 한 끗 차이다. 사람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과거와 현재를 많이 생각한다. 과거를 끌어들여 현재에서 내 말 맞지? 거봐, 안되잖아라고 한다. 긍정적이면 현재와 미래를 본다. 선수단에게 해보자, 가보자. 과거는 잊고 현재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고 한다. 사실 전반전은 이충희 감독 시절의 원주 동부였다. 반대로 버튼 시절 간절함의 DB였다.

모두가 알 듯, 1라운드 DB의 공격력은 리그 최고였다. 평균 87.1점에 3점슛 성공률은 37.9%, 페인트존 슛 성공 20.1로 모두 1위를 내달렸다. 내외곽 조화도 완벽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서 완전히 팀이 무너졌다. 평균 득점은 이전에 비해 10점 줄었으며 수비는 평균 85.3점을 내주며 리그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공격은 줄 이어폰처럼 완전히 엉켜버렸고, 가뜩이나 약한 방패는 더 부실해졌다.

2일 경기를 앞두고는 이상범 감독이 두경민 결장 소식도 전했다. 그나마 2R에서 본인 득점을 이어가며 DB의 공격에 호흡기를 붙여가던 두경민의 결장이었기에 공격에서 많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어?

경기가 시작되자 DB의 경기력은 처참 그 자체였다. 물 없이 고구마를 연속으로 먹은 것과 같았다. 도저히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이 아니었다.

아무리 공격할 수 있는 자원이 팀마다 정해져 있다지만, 타개책이 보이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드완 에르난데스는 전반 무득점에 그쳤고, 3점슛은 1개만 림을 갈랐다. DB의 전반 종료 당시 점수는 23점. 필드골 성공률은 31%였다.

무엇보다 이원석과 이매뉴얼 테리의 골밑 폭격을 제어하지 못한 게 컸다. 3쿼터 한때, 점수 차가 17점까지 벌어졌었다. 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삼성의 승리가 확실시돼 보였다.

몇 시즌 간 부진을 겪는 김종규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 삼성의 이원석이다. 하지만 최근 이원석의 폼은 절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도 김종규의 골밑슛시도와 돌파를 완벽하게 블록슛했다. 그러나 김종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베이스라인에서의 컷인으로 덩크슛을 터뜨렸고 다음 포제션에서 속공 가담으로 득점을 추가했다.

김종규는 드랍백 수비로 김시래의 동선도 차단하기도 했고, 평소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골밑 수비와 제공권 장악에 힘썼다. 에르난데스 역시도 이원석이 벤치로 향하자 1라운드 맞대결 때처럼 골밑을 갖고 놀았다. 심지어 버저비터 3점슛까지 터뜨렸다.

에르난데스의 원맨쇼에 추격의 동력을 얻은 DB 선수들은 공격권 하나를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고 공 하나에 투지와 집념을 보였다. 전반보다 활동량 자체가 많아졌고 에너지 레벨이 살아나면서 삼성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절정은 김종규의 부상 투혼이었다.

김종규는 공격 진행 과정에서 데릭슨과 부딪쳐 출혈이 발생했다. 곧바로 벤치로 향해 붕대를 감고 나온 김종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코트를 질주했다. 스포츠 선수들은 피를 보면 흥분한다고 했던가. 김종규가 각성했다.

바로 이정현의 리버스 레이업을 차단했고 귀중한 리바운드를 잡았다. 다음 수비에서도 박스아웃으로 테리를 묶어냈다. 트랜지션 상황에서도 1선에 뛰며 공격을 수월하게 만들고자 했다. 경기 내내 맹위를 떨친 이원석은 결국 가장 중요한 시간에 야투 실패와 자신감 결여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마지막에 웃은 자는 김종규였다.

김종규가 이날 경기를 발판으로 다시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종규는 이제 끝이라는 말이 많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DB의 기둥은 김종규다. 정신 무장과 차분함, 냉정함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분명히 좋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상범 감독의 긍정 에너지와 김종규의 부상 투혼이 만나 역전 드라마가 집필됐다. 감동이었다. 여러분도 긍정의 힘을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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