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 → 두경민 & 이선 알바노

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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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그랬냐는 듯, 벌써 6연패다. 2위에서 8위까지 추락했다. 10위인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1경기 차밖에 나지 않아 최하위로 주저앉는 것도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마치 주식 시장의 작전주처럼 꾸준히 우상향하다가 급격하게 밑바닥으로 내리꽂고 있다. 아쉬운 것은 반등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

26일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 충분히 5연패 사슬을 끊고 분위기 쇄신과 환기를 일으키고도 남을 수 있었다. 전희철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해 스타팅 라인업을 양우섭, 장문호, 김형빈으로 꾸려 DB에 맞섰다.

반면, 이상범 감독은 시작부터 두경민과 이선 알바노를 동시에 기용하며 막강한 화력으로 잠실학생체육관을 점령했다.

선봉장이었던 두경민은 오재현을 극단적인 새깅 디펜스로 돌려세우며 퀵쓰리, 스크린을 이용한 풀업 3점슛으로 득점을 개시했다. 경기 운영과 속공 전개, 드완 에르난데스와의 인버티드 픽앤롤까지 깔끔했다.

알바노도 SK의 아이스 수비(사이드로 모는 수비)를 역방향 돌파와 플로터, 무빙 3점슛으로 파훼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빠른 손질과 디플렉션으로 SK의 패스 흐름을 차단했고 이는 에르난데스의 덩크쇼로 이어졌다.

전반전 종료 당시, DB가 앞선 점수 차는 13점. 가뜩이나 공격력이 뛰어난 팀인데 SK는 최준용의 복귀로 날개를 달았다. 김선형, 허일영, 최성원 등 적재적소에 가장 좋은 선택지를 가져간다. 이도 버거운데, 심지어 골밑엔 자밀 워니가 든든하게 버텨준다.

그런 와중에 DB가 3쿼터까지 SK를 상대로 근소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골밑 군림자, 워니 디펜스가 잘 이뤄졌었다는 것이다. 이날 김종규는 2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가 전부였다. 최근, 부진의 늪에서 헤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날만큼은 골밑에서 존재감이 확실했다.

김종규는 에르난데스와 함께 워니를 헬프디펜스로 잘 막았다. 스피드와 테크닉이 어우러진 김선형의 림어택도 김종규의 높이에 번번이 빗나갔다. 타 선수들의 골밑슛도 그를 의식한 탓인지 야투 성공률이 좋지 못했다.

이어, 김종규는 리바운드 경합과 탭아웃으로 필승 의지를 피력했다. 에르난데스를 살리는 포켓 패스도 뛰어났다. 그의 제공권 장악은 팀의 세컨 찬스로 곧잘 이어졌다. 본인도 유기적인 볼 흐름에 이은 훅슛 득점을 올렸다.

아무리 최준용의 3점슛이 물올랐고, 외곽 수비와 SK의 스피드를 따라가는 데 어렵다고 판단된다 한들, 이날 김종규의 플레잉 타임을 더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쿼터까지 16분 57초를 출전한 김종규의 코트 득실 마진도 +19로 양 팀 합쳐 가장 높았다.

3쿼터까지 9점(야투 27%) 5리바운드 그쳤던 워니는 결국 4쿼터에만 7개의 야투를 성공하며 15점 5리바운드를 추가, 역전승의 최전방에 서 있을 수 있었다.

알바노와 두경민은 45점을 합작하며 리그 최고의 백코트 듀오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였다. 에르난데스도 18점 13리바운드로 간만에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아무리 SK가 강팀이어도 이런 경기를 내준 것은 DB로써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당연히 롱런해야 되는 정규리그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필수 요소다. 이상범 감독의 로테이션 농구, 벌떼 농구,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한다지만 그 시기가 엇나가고 있어 보인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사실, 1쿼터 28-12로 DB가 앞설 수 있던 원동력은 미친 슛감이었다. 이번 시즌 DB는 1쿼터부터 4쿼터까지 차례로 실점 1위-2위-5위-1위다. DB의 수비가 잘 이뤄졌다기보다는 SK의 스타팅 라인업이 힘을 못 썼다고 판단된다. 베스트 라인업이 가동되고 나서부터 경기 흐름이 어떻게 흘렀는지만 봐도 알 것이다.

허웅만 바라봤던 2021-2022시즌, 2022-2023시즌은 두경민과 알바노로 한 명 추가됐다.

농구를 많이 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알 것이다. 두경민과 알바노의 개인기를 활용한 공격, 스크린은 제대로 걸리지 않아 어정쩡한 외국 선수와의 픽앤롤이 DB의 공격 옵션에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DB에선 현재 볼 소요 시간이 박찬희-에르난데스-두경민-알바노 순으로 많다. 개인 득점과 어시스트 득점 부분에서도 알바노-에르난데스-두경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 선수를 제하면 유효 야투 시도도 성공률이 많이 떨어진다. 오늘처럼 매 경기 펑펑 터지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6연패와 함께 다시 6일의 휴식기가 찾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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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G IS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