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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너무나 얄미웠던 허웅, 어제의 동료는 오늘의 적!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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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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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BL 최고의 인기스타는 단연 허웅이다. 수려한 외모에 빼어난 농구 실력, 뛰어난 마이크웍에 보호 본능(?)을 일깨우는 순진무구한 행동, 외모와 상반된 짐승 근육까지 소유한 완벽한 남자다. 여심을 자극하는 조건들을 두루두루 잘 갖췄기에 많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끌고 다닌다. 부럽다.

허웅은 비시즌에도 아버지 허재, 동생 허훈과 함께 방송 출연과 광고 촬영을 꾸준히 이어가며 한국 농구의 부흥과 인기 상승에 힘썼다. 물론, 본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2022년 뜨거웠던 여름날, 허웅은 2021-2022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한 단계 스텝 업 한 모습으로 1.5번과 2번 포지션에서의 기량 검증은 완벽히 증명해놓은 상황이었다. 원주DB 입장에서도 코트 안팎에서 허웅이 가져다주는 파급력을 잘 알기에 잔류에 총력을 다했다.

허웅의 방송 촬영지였던 머나먼 섬까지 쫓아가는 노력을 보였지만 결과는 실패.

결국 허웅은 원주에서 전주로 새 둥지를 텄고, 허웅을 품은 KCC는 예상대로 개막과 동시에 관중 수 증가와 굿즈 판매 매출액에서 허웅 파워를 체감하고 있다. 단 몇 경기만에 지난 시즌 매출액을 뛰어넘었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다.

2022년 10월 29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전주 KCC의 1라운드 맞대결. 다른 말로는 허웅 더비가 펼쳐졌다. 가뜩이나 많은 팬을 보유한 두 팀답게 경기장의 열기는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항상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지만, 이날만큼은 먹을 것이 넘쳐났다. 경기력에서도 눈이 즐거웠고, 어느 팀 하나 일방적으로 전개되는 원사이드한 경기도 펼쳐지지 않았다. 엎치락뒤치락 반복하는 시소게임이 관중들을 더 쫄깃하게 만들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라는 말이 있지만, 이날만큼은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된 상황이었다. 이상범 감독 역시 사전 인터뷰에서 “(허)웅이가 엄청 늘었더라. 여유가 생겼고, 스킬도 좋아졌다. DB에 있을 때 많은 옵션을 주지 말걸 그랬다”는 농담과 함께 허웅을 견제하는 모습이었다.

이전 시즌 DB에서도 그랬듯, 현재 KCC가 믿고 가야 할 선수도 허웅이다. ‘두목 호랑이’ 이승현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닌 가운데, 앞선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고 있는 이근휘와 송동훈도 경기 운영과 노련함, 승부처에서의 과감함이 부족한 상태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허웅은 1쿼터부터 본인의 진가를 드러냈다. 라건아의 스크린을 받은 후, 조금의 균열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 야투를 시도했다. 타이트한 DB의 수비에 공격이 꽉 막혔지만, 죽은 볼 처리도 어렵지 않게 해낸 허웅이다.

2쿼터에도 동료들과의 기브 앤 고, 투맨 게임, 빠른 패스에 이은 인&아웃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던 허웅이다. 템포 푸쉬에 이은 45도 뱅크슛은 정확하게 림을 갈랐고, 순간적인 방향 전환은 DB 선수들과 벤치를 골치 아프게 했다.

두경민과 알바노의 3점슛 퍼레이드에 소방수로 나선 사람도 허웅이다. 그는 이에 뒤질세라 맞불을 놓는 외곽포를 계속 터뜨렸고, 패색이 짙던 4쿼터 막판, 자세가 무너진 상황에서 4점 플레이를 완성하며 본인의 클러치 능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허웅은 팀 패배에도 34분 2초 동안 27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허웅의 적극적인 림어택과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3점슛, 화려한 드리블 스텝에 이은 파울 겟(GET) 능력까지, 허웅의 손에서 시작되는 모든 옵션은 DB에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허웅 개인의 대인 수비 능력도 경기 말미에 DB의 손쉬운 득점으로 이어졌지만, 이근휘, 이승현, 박경상 등 평소에 곧잘 지원사격을 해주던 선수들의 부진도 이날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 후 “우리 팀에 있을 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옛 제자지만 얄미웠다”며 웃음을 지었다.

KCC는 DB에 패하면서 2승 4패로 단독 7위에 머물렀다. KCC는 이전부터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시즌 초반에 헤매어도 언제 어디서든 확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저력을 갖춘 팀이다. 안양 KGC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던 KCC. 허웅과 이승현, 라건아를 중심으로 한 라인업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아직 조직력이 덜 맞았고, 허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분전도 반드시 필요하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결코 없고, 농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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