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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김승기 감독의 사기쇼, 미라클 시리즈는 어디까지?

by basketball.romantist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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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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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6일, 김승기 감독은 수원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본인을 사기꾼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당시 김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다.

“사기 쳐서 이기고 있다. 슛이 미친 듯이 들어가면 방법이 없지 않나? 팀 스타일에 맞춰서 농구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안 되니 변칙을 써야 한다. KBL에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플레이오프만 가면 내가 상상도 못할 사기를 쳐서 이기게 해주겠다고 했다”

틀린 말 하나 없었다. 이제까지 캐롯이 보인 농구는 KBL에서 단 한 번 나온 적도, 본적도 없는 팀컬러다. 아무리 세계적인 농구 트렌드가 코트 위 모든 선수가 3점슛을 던지고, 외곽 비중을 높여간다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게 사실이었다. 

농구란 스포츠는 아무렴 멀리서 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골밑에서 야투를 가져가는 게 더 확률 높여 득점을 챙길 수 있기 때문. 나아가 보수적인 성향이 남아있는 한국 농구에선 특히나 많은 3점슛 시도는 난사로 보이기 십상이다. 

그런 와중에 올 시즌 캐롯은 정규 시즌에서 자그마치 34.9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고정관념을 완벽하게 깨버렸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후로 00-01시즌 김태환 감독이 이끌었던 창원 LG가 평균 103.3점에 달하는 공격 농구로 40%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그마저도 시도는 캐롯보다 6개 가량 적었다. 

최근 들어, KGC가 평균 30개 언저리로 시도했지만 성공 개수와 시도에서 모두 캐롯을 이기진 못했다. 

왜 캐롯은, 김승기 감독은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일까. 울며 겨자 먹기? 궁여지책이었던 것일까? 캐롯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사실상 최약체 중 하나로 손꼽혔던 팀이다. 타 구단들이 한 명씩 갖고 있는 든든한 토종 빅맨은 없었고, 그나마 골밑을 수호하던 외국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은 부상으로 한국을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김강선, 최현민, 한호빈, 김진유, 조한진 등 허슬 플레이와 기회가 고팠던 선수들을 십분 활용해냈다. 김진유를 제외하고는 모두 3점슛에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 이처럼 포워드들이 윙과 코너를 바삐 오가며 공간 창출, 스페이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이었다. 

주 공격옵션 전성현, 이정현, 디드릭 로슨은 상대 팀의 거친 압박 수비을 이겨내고 본인의 찬스와 어시스트를 잘 분간해 공격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이 작전이 먹혀들었다.

캐롯은 시리즈 전적 1-2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잃을 게 없는 자들이었다. 오히려 쫓기는 입장 현대모비스의 플레이가 엉켜버렸고, 전성현의 복귀에 날개를 단 캐롯에 2연속 승리를 내주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이정현이 북 치고 장구까지 쳐주길 바랐지만, 이정현은 오히려 북 치고 장구 치고 꽹과리까지 신나게 흔들며 코트를 본인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10일에도 그는 현대모비스가 이우석과 프림을 활용해 투맨 게임을 전개할 것을 예측, 패싱 레인을 빠르게 차단하며 속공을 만들어냈다. 박진철의 플레어 스크린을 활용해 3점슛도 곧잘 성공했다.

무엇보다 캐롯은 2:2 플레이로 수비 스위치를 유도했고 프림이 캐롯의 앞선 자원과 매치되자 무주공산이 된 현대모비스의 골밑을 로슨의 높이로 공략했다. 

시리즈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최진수가 부상으로 낙마, 장재석과 함지훈이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대체재로 나선 김현민이 이를 저지하다 이른 시간에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캐롯은 올 시즌 자밀 워니, 아셈 마레이와 함께 골밑을 군림한 프림을 계속 공략했다. 특히나 이정현이 프림 매치업 헌팅을 즐겼다. 속도와 리듬감을 더한 드라이브인, 미드 레인지에서의 점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성현이 들어서면 로슨과의 픽게임으로 현대모비스에 혼란을 야기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기습적인 백도어 컷으로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위기도 있었지만 한호빈과 최현민이 본인들의 핫존에서 3점슛으로 팀을 구출했고 에이스가 탑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현대모비스의 불꽃을 잠재웠다. 

많은 KBL 팬들이 기대할 만한 4강 플레이오프 대진이 완성됐다. 김승기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KGC와의 맞대결을 앞두고선 구단 대우 측면에서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현 KGC 멤버면 쉽게 우승한다는 멘트도 덧붙였었다.

김승기 더비가 성사됐다. 전력만 놓고 보면 너무 압도적인 차이가 느껴지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는 김 감독이다. 6%의 확률로 울산에서 안양으로 향하는 캐롯. 그들의 미라클 시리즈는 어디까지일까. 일단 첫 번째 김 감독의 사기쇼는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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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3점슛 1인자, 한국의 PJ 터커 고양 캐롯 최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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