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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비로소 꽃이 되었다.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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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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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의 최승욱과 사령탑 이상범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최승욱은 많은 농구팬들이 알듯, 지난 시즌까진 그저 한 명의 식스맨에 불과했던 선수였다. 쭉 그래왔었기도 하다. 2014-2015시즌 창원 LG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4시즌을 창원에서, 2018-2019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고양 오리온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시즌을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코트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스텟 볼륨은 확실히 낮았으며 자신감도 많이 결여된 상태였다. 기록도 타 식스맨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 나온, 농구가 고팠던 최승욱은 본인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일명 ‘기회의 땅’ 원주로 둥지를 옮기게 된다. 이상범 감독은 다양한 선수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며 출전 시간이라는 당근과 자극이라는 채찍으로 선수의 잠재력을 확 끌어올린다. 현재, 최승욱도 이상범 감독의 매직 ‘상범 매직’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상범 감독을 만난 최승욱은 평균 27분 13초를 소화하며 10.3점 3.7리바운드 1.7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1.3점 1리바운드 0.4어시스트에 비하면 엄청난 수치다. 이제 막 1라운드를 지나치고 있지만, 벌써부터 MIP(기량발전상)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최승욱은 3번 포지션에서 윤호영의 후계자를 찾지 못하던 DB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내고 있다. 김훈, 김태홍, 정준원, 김영훈 등 여러 선수가 스몰 포워드로 나섰지만 여러 방면에서 아쉬움을 노출했고, 매 시즌 DB의 고민은 지속됐다. 그랬던 DB에 최승욱의 맹활약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로 다가왔다.

10월 29일까지 최승욱의 야투 성공률은 72.2%, 페인트존 슛 성공률은 90.5%에 육박한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와 수비 지표에서 리그 전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소금 같은 존재, 활력소 같은 존재로 불리며 벤치의 칭찬을 듣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최승욱은 본인을 제외한 코트 위의 9명이 슛을 던지면 언제든 골밑으로 뛰어들어가 리바운드 경합에 나선다. 볼이 원활하게 돌지 않으면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오프 더 볼 무브와 컷인으로 유기적인 공격에 앞장 서려 한다. 3점슛, 미드-레인지 점퍼도 적재적소에 잘 터뜨린다.

10월 29일, 허웅 더비로 많은 이목이 집중됐던 전주 KCC와의 경기. 이선 알바노, 두경민 VS 허웅의 쇼 다운이 주 관전 포인트였고 DB가 승리를 쟁취했다. DB의 4연승 뒤엔 묵묵한 조력자 최승욱이 존재했다.

최승욱의 농구는 이날 정말 영리했다. 매치업 특성상 미스매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과감한 공격 시도로 KCC의 흐름을 끊어냈다.

1대1 수비에 약점을 지닌 이근휘가 과감하게 스틸을 시도하자 그 점을 역이용해 골밑으로 뛰어들어 득점을 만들었다. 볼 없는 상황에서의 컷인도 효율적이었고 마무리도 완벽했다.

4쿼터 승부처, 허웅과 매치업을 이뤘을 때 공격 시간을 전부 소요하며 포스트 업에 이은 득점은 백미 중 백미였다. 득점에 이은 미소까지. 여유가 흘러 넘쳐 보였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궂은일이면 궂은일 감독의 입장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수다.

경기 후 두경민 역시 “오늘 경기는 강상재와 최승욱이 미스 매치를 이용해서 점수를 벌린 것이 승인”이라며 “완벽한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지금, 모든 선수들이 목표에 몰입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동안 농구에 목말라있던 최승욱. DB에 와서 그동안의 한과 설움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매 경기 인생 경기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현재 WinD들 사이에서 최승욱의 별명은 킹승욱, 갓승욱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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