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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연한 전희철과 아이들, 그리고 신인 김선형?

by basketball.romantist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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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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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우승보다 많은 상금과 초대 EASL 준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서울 SK. 이처럼 득도 많았지만 실도 많았다. 상태가 악화된 선수도 있었고, 치열한 혈투 속에 결국 부상을 입은 선수도 발생했다. 외국 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대회였기에 자밀 워니는 3경기 동안 단 5초 밖에 쉴 수 없었다. 

당연히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SK 벤치는 체력 문제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노릇. 그나마 위안거리였던 최준용의 복귀 소식마저 무산됐다. 그는 지난 8일, KT전에 맞춰 조기 귀국했지만 오히려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그럼에도 용감무쌍한 기사단은 결국 이날도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접전 끝에 KT를 제압해냈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우승후보의 몰락이라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의심의 시선을 불식시키며 직전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그럼 전희철 감독의 한탄은 연막작전이었던 것일까? 핑계일까? haha. 전 감독은 10개 구단 감독 중에서도 나름 젊은 축에 속한다. 또 구단 SNS나 뉴스를 통해 비친 모습만 봐도 농구에 진심이며 끊임없는 공부로 디테일한 전술을 쉴 새 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그만큼 어떠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코트 위에서의 일을 철두철미하게 대비한다고 볼 수 있다. “와, 전술을 짜는 데 이런 최신식 시스템까지 도입한다고?” 이런 감탄이 나올 정도다. 

기자들은 대개 양 팀 감독들과의 사전 인터뷰를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셨나요?”라고 질문을 던지고 시작한다. 두루뭉술하게 매일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감독들, 전략을 철저하게 감추는 감독들. 뭐, 사실 본인들이 준비한 전술이 타 팀에게 노출되면 안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러나 전희철 감독은 절대 숨김이 없다. 어차피 모든 팀들의 전술 전략은 모두 파악이 되어있고, 비디오 미팅을 통해 보면 다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 감독은 코트에서의 데이터를 엄청 강조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대로 경기가 이뤄지면 진짜로 승리는 SK가 가져가는 모습에 한 번 더 놀랐다. 역시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하나 보다. 

무엇보다 전희철 감독 표 SK의 공격 움직임을 유심히 보고 있자면 마치 체계적인 공장 같다. 정확히 짜인 틀에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물려 움직인다고 해야 하나. 필자 기준으로 더블 스크린, 플레어 스크린, 스태거 스크린을 활용한 세트 플레이가 가장 예술인 팀이다. 

EASL에서도 리온 윌리엄스의 스크린과 지역방어가 더욱 효과적이었다면 더 많은 외곽 찬스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지 않을까?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공격하는 데 그거 대응하기가 어려워?”

사진 출처 = KBL

물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SK의 알로하 액션, 플렉스 오펜스, 45도 픽앤롤, 머슬, 스태거 스크린 이후 허일영의 컬무브, 릭아웃 오펜스 등 진짜 추구하는 옵션이 많다. 하지만 SK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본인들 스스로 상대 팀의 대처에 한 번 더 꼬아서 전술을 펼친다. 

“어? 이 패턴대로면 최부경이 여기로 가야 하는데?” 생각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나오고 골망이 흔들리고 있다. 선수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경험과 노련함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또 김선형의 세월을 잊은 활약도 최근 SK의 미친 상승세 원동력으로 꼽을 수 있다. 12번째 시즌, 35살의 나이, 정상 궤도에서 천천히 내리막길을 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데 오히려 더욱 빨라졌고, 정교한 플레이로 동아시아 탑 가드에 우뚝 섰다.

KT전에서도 그가 코스트 투 코스트 플레이로 득점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5초. 별명 플래시 썬답게 빛처럼 빨랐다.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한데 매 경기 본인의 모든 역량을 쏟아내고 있다. 

칭찬에 인색한 전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과할 정도로 김선형을 칭찬하는 것만 봐도 그가 코트 안팎에서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 지 알 수 있다. 당신은 못하는 게 뭔가요? 잘생기기까지. 불공평해. 

그가 이렇게까지 나날이 발전할 수 있는 비결은 간단했다. 꾸준함과 향상심. 크로스오버는 연일 파괴적이고, 공격형 가드로 약점으로 꼽혔던 슛도 이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5라운드 MVP가 따라왔고 이젠 스리슬쩍 정규리그 MVP도 정조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야구의 전설 박찬호가 말한 말이다.

다른 사람이 싫어하고, 귀찮아하고, 어려워하고, 무서워하는 걸 네가 하면 되는 거야. 그럼 성공하는 거야. 

그래서 여전히 김선형이 파릇파릇한 신인처럼 질주하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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