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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물 만난 물고기, 대릴 먼로와 리온 윌리엄스

by basketball.romantist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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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EA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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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 사이에선 매일같이 신조어와 합성어가 만들어진다. 더불어 다양한 밈도 쏟아지면서 가뜩이나 지친 일상생활에 신선함과 색다름, 즐거움 한 방울이 더해지고 있다. 물론, 너무나 급변하고 있는 세상에 따라가기 벅차다는 생각도 들곤 하지만. 

오늘은 MZ 세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단어 중, 힘숨찐이라는 단어가 오늘 필자의 글과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힘숨찐, 무슨 뜻일까? 힘을 숨긴 찐따의 줄임말로 사실 본인은 엄청난 힘이 있지만 이것을 숨기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종종 사용되지만 특히나 싸움과 여성의 패션에서 활용된다 한다. 

지난 1일과 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EASL에서도 평소에 힘을 숨기고 있던 외국 선수들이 경기를 지배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1옵션 같았던 2옵션, KBL에선 노장, 본인 몫에 힘쓰는 선수들이지만 막상 그들에게도 많은 시간이 주어지니 진실된 게임 체인저, 물 만난 고기였다. (힘숨찐은 상황 전개를 위한 단어 선택입니다. 절대 2옵션 외국 선수들을 찐따란 단어에 비교하거나 비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최고의 외국 선수들입니다. 오해 금지)

첫째 날, 안양 KGC가 타이베이 푸본 브레이브스를 94-69로 제압했다. 사전 인터뷰에서의 김상식 감독의 자신감은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하던 대로만 하면, 정상적으로 플레이한다면” 그렇게 약속된 모습으로 코트에 다섯 명의 전사들이 나서자 일방적인 경기가 이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승부의 추는 계속해 KGC로 기울었다. 

단연, 승리의 일등 공신은 팀 내 유일 풀타임 출전자 대릴 먼로. EASL은 대회 특성상 KBL과는 다르게 외국 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이 가능하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외국 선수들은 거의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해야 되며 매 플레이에 신중함을 더하고 책임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스펠맨은 어쩔지 몰라도(?) 먼로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되려 실례가 아닐까. 커리어를 중요시하는 외국 선수들과는 달리 먼로는 아예 코트를 밟지 않아도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본인의 희생 정도는 기꺼이 감수한다. 진정한 코트 리더, 벤치 리더다. 

심지어 스펠맨을 비롯해 렌즈 아반도, 신인 선수들의 멘탈 코치로 그들을 보듬기까지 한다. 다른 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향기가 너무 감미롭다. 

이날 먼로는 2018-2019시즌 전성기 오리온스 시절의 재림이었다. 그는 포인트 센터라고도 불릴 정도로 탁월한 코트 비전을 소유한 남자다. 웬만한 탑 포인트가드도 힘들어하는 단 한 번의 패스로 득점을 만드는 패싱 게임을 먼로는 자유자재로 해낸다. 스크린, 아웃렛 패스, 점퍼와 골밑 득점, 트레일러 등 꽤나 다양한 방법으로 경기를 정리해냈다.

본분인 센터답게 상대의 페인트존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잡은 리바운드는 무려 25개. 팀 리바운드가 55개임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2점슛 야투 성공률이 자그마치 77%에 육박한 것만 봐도 비효율적인 공격 시도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나이로 38세이지만 여전히 코트 위에서의 경쟁력과 존재감은 낭랑 18세 못지않다. 멘트 빌려 EASL에서의 대릴 먼로는 마릴린 먼로보다 섹시하다. 

사진 출처 = EASL

KGC보다 SK가 더욱 걱정이었다. 걱정이라고 표현한 것이 웃기긴 하지만 최준용의 결장에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즈는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앤드류 니콜슨-마일스 포웰를 구축하고 있다. 역시 예상대로 SK는 경기 종반, 18점 차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 닛칸 아레나에 SK 전용 응원가가 울려 퍼지고, 멀리서 그들을 응원해 주는 팬들의 목소리가 하나 둘 커지기 시작하니 선수들도 한발 더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은 베테랑, 리온 윌리엄스였다. 

자밀 워니와 윌리엄스의 공존, 많은 우려와 걱정이 뒤따랐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스페이싱에 의한 공간 창출, 역할 분담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역시 시간이 약이었다. 적응한 윌리엄스는 골밑에서 우직하게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을 연거푸 올렸다. 정확한 점퍼와 3점슛은 덤이었다. 30-19를 기록한 워니만큼 윌리엄스의 조력자 역할도 찬란히 빛났다. 공격 리바운드만 10개다. 물론 모든 선수가 만들어 낸 승리다. 

오늘도 KBL팀들이 선전하길, 또 선수들이 너무 잘하는 모습에 KBL 팬이라는 게 뿌듯해진다. 아, 참 아직 대회가 한창이지만 KBL은 수준 낮은 리그가 아니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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