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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 인생 승리자 김영현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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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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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입단한 선수. 경희대 10학번 빅3인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의 그림자에 가려져 스포트라이트라는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한 선수.

프로 첫 시즌, D리그를 전전하다 출전한 정규리그는 고작 3경기. 그 3경기 출전 시간을 모두 합쳐도 단 6분이 되지 않았다. 그 다음 해? 다를 바 없었다. 기회를 많이 부여받을 줄 알았지만 치열한 로스터 경쟁으로 정규리그는 꿈꿀 수 없었다. 어쩌면 그에겐 홈그라운드인 울산 동천체육관보다 이천 LG 챔피언스파크가 더 익숙했을지도.

2015-2016시즌에 22경기 평균 6분 6초 동안 1.1점 0.2리바운드 0.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맞다. 22경기라는 기회를 부여받았어도 15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했다. 심지어 그중 3경기는 1분도 못 머무르고 다시 벤치로 발걸음을 옮겼다.

프로라는 곳은 이토록 험난한 곳이었던 걸까,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더니, 아마추어 무대에선 날고 기고 명성이 자자하던 그도 아무런 힘을 써볼 수 없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방의 의무. 김영현 역시도 2015-2016 시즌 종료 이후, 잠시 프로 선수라는 직함을 내려두고 군대로 향한다. 프로선수라면 그 누구든 상무에서 농구공을 잡아 꾸준히 경기력을 이어가길 소망한다. 본인의 기량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며, 아무래도 현역으로 입대하는 것보다는 선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

하지만, 김영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해결했다. 시간은 흘렀고, 2018 KBL D리그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출전 시간을 늘려간 2020-2021시즌. 그가 코트에서 해야 할 역할은 단순했다. 상대 팀 에이스만 쫓아다니기. 곧잘 해냈다. 그렇게 그는 현재까지도 높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한 에이스 스토퍼로 상대를 골치 아프게 하고 있다. 파이팅은 두말할 것도 없다. 오픈찬스에서의 3점슛 성공률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전에 이천 LG 챔피언스파크로 D리그를 관전 갔던 적이 있다. 김영현은 선수단 내에 중고참에 속했는데 소위 말하는 큰 형님 같았다. 후배들을 지적할 땐 따끔하게 알려주고 잘할 땐 따뜻한 미소와 하이파이브로 벤치 분위기를 띄웠다. 몸도 사리지 않았다. 리바운드? 루즈 볼? 하나하나에 몸을 내던졌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떠할지 모르지만 필자 기준, 코트 위에서의 파이팅은 KBL에서 따라올 자가 크게 없을 정도다.

슈팅 연습, 워밍업도 항상 먼저 나와서 소홀하지 않았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나는 농구 인생에서 9,000번 넘게 슛에 실패했다. 300번가량 경기에서 패배했다. 그중 26번은 마지막 회심의 역전 슛이 실패해서 진 것이다. 이처럼 내 삶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바로 이것이 내가 성공한 이유다”

김영현(좌) 이우석(우) 사진 출처 = KBL

김영현의 농구는 와...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화려하지 않는다. 압도적인 피지컬로 상대를 짓누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계속해 울산 현대모비스에 필요로 하는 이유? 본인의 위치에서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역경과 고난이 그를 찾아왔어도 농구에 대한 열정으로 포기하지 않았고 노력해온 그다.

본인 데뷔 경기였던 2013년 10월 29일 창원LG 전으로부터 2993일 걸렸다. 8년 2개월 1주하고도 3일이니 엄청난 기간이다. 그가 정규리그에서 두자릿 수 득점을 기록한 첫날(2022년 1월 8일, 창원LG전)이다.

그리고 2022년 10월 28일 대구한국가스공사전, 현대모비스가 공격에서 답답함을 이어가고 있을 때 코너에서의 정확한 3점슛으로 막힌 혈을 뚫었고, 림어택으로 골밑을 두드렸으며 본인의 강점인 타이트한 디펜스와 허슬 플레이로 팀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만점 활약이었다. 23분 25초 동안 3개의 3점슛 포함 11점, 100%의 야투 성공률로 타이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코트 득실 마진은 +16점으로 양 팀 도합 가장 높은 수치다.

조동현 감독은 경기 후 “(김)영현이는 언제 코트에 나가도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선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팀엔 뛰어나게 공격을 잘하는 선수, 수비를 잘하는 선수도 필요하다. 하지만 김영현처럼 궂은일이 먼저인 블루워커 유형의 선수도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그 누구보다 강한 인내심으로 꿋꿋이 버텨냈던 김영현.

그가 이천에서 흘린 땀이 이제야 화려하게 꽃피우고 있다. 노력하면 언젠가 기회는 찾아오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자는 인생의 교훈을 이 선수에게서 배워간다.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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