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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원주에서 허웅은 항상 외롭다

by basketball.romantist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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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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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는 5:5 팀 스포츠다.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 물론 예외도 있다. 최근 NBA에서 경이로운 개인 득점을 퍼부으면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슈퍼스타들이 탄생하고 있긴 하지만 냉정하게 KBL에서 이러한 광경은 찾아보기 힘들다. 

공격은 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는 농구계 격언이 있다. 프로 원년부터 대부분의 득점 1위를 차지한 선수 팀이 우승과 연이 닿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까. 모든 것을 연관 지어 말할 수는 없겠으나 상관관계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필자의 사견)

지난 1월 28일, 허웅이 2022년 12월 31일 농구 영신 매치 이후 다시 친정 원주를 방문했다. 역시나 많은 팬들이 동원됐기에 이곳이 원주인지 전주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였다. 김주성 감독대행도 KCC의 주포 허웅을 인식하고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그를 철저히 막겠다고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DB 선수들은 허웅 수비에 실패했다. 그리고 조성원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고 있었을 때, 말했던 멘트가 떠올랐다. 

“수비를 붙여놓고 던진 슛이 들어가면 그 선수가 잘한 것이다. 하지만 팀 득점이 한 선수에 편중되면서 이기려면 50점 이상을 넣어야 한다”

이날 허웅은 32분 36초 동안 32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점슛 야투 50%, 3점슛 야투는 75%에 육박했다. 너무 3점슛만 바라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2점에만 치중하지도 않았다. 상황을 읽어가며 공격 비중을 잘 배합해간 허웅이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이었다. 시즌 커리어 하이였고, 범위를 통산 기록으로 넓혀봐도 본인 커리어 하이에 7점 모자란 수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는 웃으며 원주를 떠날 수 없었다. 

최근 KCC는 전반기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매 경기가 저득점 양상이었다. 왜서인지 외국 선수들의 스탯 볼륨도 이전만치 나오지 않고 있고 허웅의 득점력도 3라운드에 비해 약 10점 가까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기둥 이승현도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으니 전창진 감독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력적 열세가 분명했지만 KCC는 DB에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맞서 싸웠다. 점수는 뒤지고 있었어도 경기의 흐름은 너무나 팽팽했고, 어느 한 쪽이 실수하면 바로 분위기는 반대쪽으로 넘어갈 듯했다.

라건아와 김상규가 지키고 있던 골밑은 DB의 트리플 포스트에 비해 무게감이 확연히 떨어졌다. 그럼에도 KCC가 DB를 힘겹게 할 수 있던 원동력은 허웅이었다.

허웅은 1쿼터부터 오프 더 볼 무브에 이은 사이드 컷인으로 득점을 개시했다. 페인트존에서 나오는 볼도 좌측 45도에서 3점슛으로 연결했다. 워밍업 하면서 계속해 연습하던 그 슛이었다. 

계속해 그는 김상규의 백스크린을 타고 탑에서 우측 45도로 움직였고 또다시 3점슛을 터뜨렸다. 이날 KCC의 공격은 허웅이 직접 마무리하거나 허웅에서 파생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외의 선택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선수들의 적극성이 떨어졌고, 야투 성공률은 DB의 조직력에 너무 저조했다. 

허웅은 영리함, 스텝과 스피드를 이용해 스플릿 디펜스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꾸준히 DB의 팀 파울을 공략해 자유투로도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팀의 공격 리바운드도 외곽에서 3점슛으로 연결하며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후반전에도 허웅의 파괴력은 변함없었다. 알바노를 가벼운 페이크로 제치고 3점슛을 작렬했다. 인사이드 스텝을 활용해 프리먼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림어택도 성공해냈다. 김상규와의 투맨 게임에 이은 점퍼, 3점 플레이, UCLA 컷, 3점슛. 이처럼 허웅은 다양한 루트로 DB를 공략했다.

허웅과 동고동락했기에 그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는 김현호,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박찬희, 강한 헷지로 KCC의 앞선 흐름을 차단하던 강상재, 공격적인 수비를 지시했던 김주성 감독대행. 허웅은 이를 모두 극복해냈다. 하지만 허웅도 이대성처럼 너무나 외로웠다. 

팀 에이스들이 모든 경기를 해결해 줄 수 없다. 그들이 40분 내내 코트 위를 지키리라는 법도 없다. 그들도 조력자가 필요하다. 일정 연봉을 받고 똑같은 프로 농구 선수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선수와 선수 간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6위를 간신히 수성하고 있는 KCC다. 각 팀마다 대략 20경기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상위권으로도, 하위권으로도 격차가 크지 않은 춘추전국시대 시즌이다. 언제든 올라갈 수 있고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감독들은 매 경기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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