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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너희 잘하고 있어! 기죽지 말고, 고개 숙이지도 마

by basketball.romantist 202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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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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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시즌을 앞두고, 서울 삼성은 삼성 대학교로 자주 불렸다. 은희석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연세대에서의 훈련 방식과 방대한 훈련량이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은 감독은 잠시 암흑기를 지냈던 연세대를 빠르게 재정비했고, 전열을 다듬어 다시 대학무대 최정상의 위치로 돌려놓았다.

당연히, 명장 반열에 올라섰고 들린 소문에 의하면 수차례 감독직 제안도 받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과 프로는 천지차이다. 대학 무대에서 날고 기는 감독들도 프로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란 쓴맛을 맛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삼성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시즌 막판, 삼성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쇄신했던 이규섭 감독 대행 대신 은희석 감독을 사령탑 자리로 모신 것.

사실 삼성의 반전을 기대한 사람들은 많이, 아니 거의 없었을 것이다. 예전처럼 승수 자판기나 하겠지, 1라운드 반짝하고 또 제자리를 찾아가겠지, 이런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필자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

연습 경기와 컵 대회를 지켜보고, 시즌 초반지만 지금까지의 서울 삼성 행보만 놓고 보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금도 아닌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공을 향한 집념과 투지가 생겼달까. 스위치와 빠른 로테이션을 기반으로 한 유기적인 수비 시스템, 원활한 볼 흐름에 이은 자신감 있는 야투 시도, 플레이에 머뭇거림이 없다.

이전의 삼성은 점수가 벌어지면 “아, 또 졌네, 우리는 안돼”라는 패배의식에 물들어 큰 점수 차로 대패하거나 관중들에게 김 식은 경기를 보여주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요즘도 4쿼터 울렁증이 보이긴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눈빛이 달라졌고, 지고 있더라도 추격하는 동력이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준비된 베이스 라인 패턴과 5명 전부가 쉴 새 없이 움직여 찬스를 만들어내는 플렉스 오펜스, 오프 더 볼 무브로 창출하는 공격 옵션으로 득점을 잘 만들어낸다.

원주 DB전도 마찬가지였다. 은희석 감독은 작전 타임 도중 선수단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기본적인 부분, 루즈볼 하나하나 밀리면 우린 승산 없다”

지난 SK 전 이후, 이상범 감독도 이런 말을 했다.

“화려한 농구는 승리하기 어렵다.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밟아야 승리할 수 있다”

모든 사령탑들이 그렇겠지만, 몇 시즌 동안 하위권을 전전하던 두 팀들이기에 벤치는 더욱 기본기를 강조했다. 은 감독의 간절한 바람을 알았는지, 이매뉴얼 테리를 필두로 한 삼성 선수들은 제공권에서 DB를 압도했다. 17개의 공격 리바운드와 19개의 수비 리바운드. 세컨드 찬스에 의한 득점 부분에서도 21-12로 DB를 이겼다.

특히나, 국내 빅맨진이 비시즌 동안 많은 연습을 한 것이 느껴졌다. 어엿한 삼성의 1옵션 빅맨 이원석은 높이와 기동성을 앞세워 DB의 림어택을 효율적으로 차단해냈다. 트랜지션 과정에서의 트레일러 역할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 미드-레인지 지역에서의 점퍼와 3점슛 라인에서의 부드러운 슛 터치는 공격에서의 효율성과 삼성의 스페이싱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조우성도 아직은 투박하지만 투맨 게임 이후, 골밑으로 들어가는 롤 움직임이 굉장히 돋보였다. 드완 에르난데스가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 조우성은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김종규, 강상재와 맞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50%대를 기록했던 자유투 성공률도 이날은 100%를 기록한 조우성.

비록 결과는 패배했지만, 이정현과 김시래, 이호현도 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임&장(임동섭과 장민국)이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삼성의 상승세가 일단 한 풀 꺾였지만 앞으로의 삼성 얕봐선 안되는 팀 중 하나다. 대형 선수 영입 하나가 팀을 바꿀 수도 있지만 이처럼 코트 밖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감독도 팀을 완벽하게 바꿔낼 수 있다.

승리하는 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멀리 있지도 않다. 삼성도 파이팅!

p.s 마커스 데릭슨과 이원석의 부상이 심하지 않길 바란다. KBL 모든 선수가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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