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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와 함께여서 찬란했던 그 시절 (Feat. 경희대 3인방)

by basketball.romantist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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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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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다. 지난 2019년 6월 1일,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던 비시즌 여름날. DB는 현 감독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주성의 공백, 윤호영의 노쇠화를 메우기 위해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DB가 마지막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던 2017-2018시즌, 만약 FA에서 KCC와의 이정현 영입을 밀리지 않았다면 트로피의 주인은 바뀌었을까? 항상 전력 보강에 아쉬움을 남기던 DB가 이번엔 눈빛이 제대로 바뀌었다. 

당시 매일이 상한가였던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 음주운전 사고로 운동능력을 잃긴 했지만 아시아 무대를 호령했던 김민구를 영입했다. 그리고 그들의 영혼의 파트너, 두경민이 상무에서 전역 대기 중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그들이 함께 뛴 14경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에너제틱했고 완벽했으며 화끈했고 무엇보다 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승리가 매 경기 전리품으로 따라왔다. 당시 원주의 농구를 정의하자면 DB가 몇 점을 지던 간에 40분 뒤엔 DB가 이기는 스포츠였다. 

코로나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었지만, 우승을 경쟁하던 서울 SK와 안양 KGC가 최준용, 오세근 공백으로 불완전체 전력이었기에 장기 레이스에선 DB가 우승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안타깝게도 3인방의 미소는 코로나와 함께 점점 지워졌다. 김종규는 저 때를 기점으로 계속해 하향곡선을 그렸고, 김민구는 이적 후 은퇴를, 두경민은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떠나며 뿔뿔이 흩어졌다. 사막 위 신기루, 판타지 같은 시간이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찍은 사진 한 장.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김민구가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며 경희대 3인방의 재회는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듀오는 영원했다. 

원주를 호령하던 MVP, 몸에서 초록색 피가 흐른다는 찬사와 함께 두경민이 다시 원주종합체육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은 다름을 당당히 선포했다. 

최근 극장가에 개봉한 대외비에선 배우 이성민이 이러한 말을 전한다. “권력과 성공을 위해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라” 그래서 이성민은 항상 다리를 절뚝이는 상태로 생활하며 권력과 성공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이다. (스포와는 무관) 

상황이 안 어울릴 수도 있지만 무언가 두경민의 모습이 떠올랐다. 무릎이 온전치 않지만 언제든 KBL 그 어느 와 저울질해도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선수. 못하면 못한다고 커뮤니티에서 비난이 쏟아지지만 DB 팬들에겐 애증의 선수가 아닐 수 없다.

신인 때부터 타고났던 폭발력, 효율성, 들개와 사냥개를 연상케하는 공수 활동량은 여전히 최고다. 다만 잦은 부상으로 운동 능력 저하, 슛 셀렉션에서의 아쉬움이 뒤따르고 있지만. 이처럼 경기에서 패했다는 아쉬움에 애정 어린 비난이 솟구쳐도 뒤에선 두경민을 묵묵히 응원하고 있는 팬들이다. 항상 그래왔다.

사진 출처 = KBL

부상에서 복귀했던 지난 2월 25일, 그리고 어제 4일도 마찬가지였다. 두경민이 돌아오자 가장 돋보인 선수는 김종규였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둘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같이 뛰어서인지, 뭔가 김종규는 두경민과 픽 게임을 진행하면 더욱 열정적으로 골밑으로 쇄도하는 모습이다. 필자의 기분 탓인가. 

다만 확실한 것은 두 선수는 눈빛만 봐도 서로가 언제, 어디로 움직일지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 아니지, 이젠 눈빛을 안 봐도 아는 경지다. 두 선수가 내외곽에서 합작했던 36점에도 불구하고 25일은 패했다. 6강 경쟁 팀과의 패배였기에 1패, 그 이상인 것이 당연했다.

그리고 원정 경기에서 또 무기력하게 7연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암담함은 4일 전반까지 이어졌다. 

한국가스공사가 메인 옵션 머피 할로웨이가 없는 상황에서도 DB를 한 발 더 뛰며 압도했다. DB의 열세는 당연했고 최근 경기력과 팀 상성을 생각하면 역전도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플레잉 타임 조절을 위해 전반을 통째로 쉰 두경민이 후반에 들어서 경기 흐름을 뒤바꿨다. 김종규는 16점 10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골밑을 수호했고 두경민은 16분 동안 13점을 몰아쳤다. 중요할 때마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두경민이 터뜨린 3점슛은 어두웠던 DB의 하늘을 맑게 개는 단비였다. 

이날도 경희대 듀오는 29점을 합작했다. 항상 감독들은 팀에서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중들은 그러한 선수들을 에이스 혹은 리더라고 부른다. DB에서 해줘야 하는 선수, 팀 내 연봉 1위와 2위인 두경민과 김종규 아닐까. 6위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두경민의 복귀 효과, 남은 경기에서도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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